고 김광석 노래로 만든 소극장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 시즌2가 새해 벽두 공연계에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11월초 부터 서울 대학로 눈빛극장(200여석 규모)에서 공연중인 이 작품은 최근 1주일간 인터파크 전체 공연 예매 순위에서 7위에 올랐다. 공연 대목인 연말연시를 겨냥해 대형 뮤지컬들이 치열한 경쟁을 시작한 지난해 11월 이후 인터파크 주간 공연 예매순위에서 소극장 뮤지컬 공연이 10위권에 진입한 것은 처음이다. 당초 공연 종료일이던 오는 12일까지 관람권이 모두 동나는 등 관람 수요가 증가하자 제작사인 LP스토리는 공연기간을 오는 26일까지로 2주 연장했다.

지난달 28일 JTBC ‘히든싱어 2-김광석 편’이 흥행 돌풍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이 프로그램에서 뮤지컬 주인공 ‘이풍세’로 출연중인 최승열이 그동안 공연에서 갈고닦은 실력을 발휘해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작품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지난달 11일 막을 올린 또다른 ‘김광석 뮤지컬’인 장진 연출,김준수 주연의 대작 ‘디셈버’도 이 작품이 다시 주목받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디셈버’의 완성도가 기대에 못미치자 김광석의 정서를 고스란히 전해주는 이 작품의 장점이 부각됐다.

콘서트형 뮤지컬인 이 작품은 2012년말 김광석의 고향인 대구에서 첫 공연됐다. 지난해 3~5월 대학로에서 공연돼 장유정 극작·연출의 ‘그날들’과 함께 뮤지컬계에 ‘김광석 바람’을 몰고 왔다. 재공연(시즌2)은 초연 때 드러난 취약한 이야기 구성을 보완하고, 공연 시간을 15~30분 늘였다. 진솔하고 소박한 줄거리에 김광석 노래들이 유기적으로 녹아든다. 편곡과 가창에서 원곡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린다.관객과 자유롭게 소통하는 소극장 공연의 재미가 더해져 다소 헐거운 내러티브와 어색한 연기를 상쇄한다. 이풍세를 번갈아 연기하는 박창근과 최승열의 가창이 빼어나다.

공연을 기획·제작한 이금구 총괄 프로듀서는 “인위적인 구성 없이 김광석 노래에 담긴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흐르는 소극장 풍경을 그리고 싶었다”며 “작품을 좋게 봐주신 관객들의 입소문이 최근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힘”이라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