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창업·증권·부동산…오랫동안 움츠려온 경제 동맥을 다시 뛰게 하자
올해 경제의 화두는 도약과 전환이다. 가까스로 살려낸 경기회복의 불씨를 저성장 탈출의 모멘텀으로 삼아야 한다. 정부가 올해 3.9%의 성장률을 제시했지만 각 경제주체들이 하기에 따라 등락의 편차가 심해질 수 있다. 성장률은 정부가 끌어올리는 것이 아니다. 노동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자본투자의 효율을 높이지 않으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없다. 이른바 체질개선과 구조개혁을 해야 한다. 이런 류의 논의는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방법을 몰라 장기 저성장의 늪을 걱정해온 것이 아니다.
관건은 성장에 대한 가치를 공유하는 것, 그리고 이를 경제시스템에 내재화하는 것이다. 탈도 많고 논란도 많았던 경제민주화 입법은 지난해로 거의 마무리됐다. 기업들 입장에선 아쉬움이 많이 남을 수 있겠지만 이 같은 경영환경 변화의 위기 요인을 또 다른 기회로 바꾸는 것 또한 그들의 몫이다. 수출업계에 주름을 드리울 엔화 약세와 원화 강세 역시 어떻게든 극복해야 할 장애물일 뿐이다. 주요국들의 양적완화 축소와 부실기업 정리도 새로운 도약을 위한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의 경기회복으로 그동안 숨죽여왔던 원자재 시장이 다시 들썩거릴 수도 있다. 이 또한 역설적으로 수출을 늘릴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리하여 오랫동안 움츠려온 취업-창업-증권-부동산 시장에 훈풍을 불어넣어야 한다. 모든 것은 연결돼 있다. 하나를 살리면 또 다른 하나가 살아나는 상생의 연결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성장 외에 이 모든 것을 연결하는 고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언제나 우리의 든든한 자산은 사람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대학 도서관 불을 밝히고 있는 수많은 청춘들과 새로운 미래를 꿈꾸며 밤샘 근무를 마다하지 않는 벤처기업 개발자들의 열정이 살아숨쉬고 있다. 은퇴 후 창업학교에서 제2의 인생을 꿈꾸는 중장년층도 새로운 지식과 기술로 재무장할 것이다. 아무리 어려워도 생의 터전을 부여잡고 버티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의 노력과 헌신을 배반하지 말아야 한다. 그게 경제의 진정한 도약이고 대전환이다.
조일훈 경제부장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