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경색이 장기화되는 데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강경파 때문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양당의 ‘양보 없는 질주’로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 동의안 처리가 가로막혀 있다. 또 내년 정부 예산안과 민생 법안 심의가 지지부진하다.

민주당 지도부는 당내 비례대표를 주축으로 한 초선 의원과 ‘486’ 등 친노(노무현)계 의원들이 지도부 흔들기에 나서고 있다고 비판한다.

한 고위 당직자는 “이들이 정부와 여당이 받을 수 없는 걸 요구하고, 자꾸 장외로 나가자고만 한다”며 “그마저도 당 지도부 앞에서는 얘기하지 않고 뒤에서 흔든다”고 27일 말했다. 강경파들은 당 지도부의 전략 부재를 지적하며 준예산 편성을 하더라도 정국 대응 강도를 더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친노계 초선 의원은 “당이 핵심 지지층의 입장을 대변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한다”며 “지도부가 발언해도 박수를 치지 않는 의원들이 점점 늘고 있다는 걸 지도부는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은 원내 지도부가 강경파란 평가를 받는다. 친박(박근혜)계 최경환 원내대표를 비롯해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 등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당을 대표하는 황우여 대표는 뒤로 밀리고 있다”며 “야당과 협상을 해야 하는데 당 대표는 유화적인 반면 원내 지도부는 강경 태도를 보이고 있어 국회 일정이 제대로 안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중립계의 한 3선 의원은 “어쨌든 현 정국에 대한 심판은 여당으로 몰리게 되는 게 과거의 예인데 다음 선거가 걱정”이라고 했다.

협상을 통해 실타래를 풀려고 했던 황 대표는 당내 강경파에 밀리면서 코너에 몰리고 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