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심리 '훈풍'…기업경기는 '꽁꽁'
소비자와 기업의 체감경기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소비자들의 경제 전반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2년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2개월 연속 기준선인 100을 밑돌았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7로 전달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1년 2월(109)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심리지수는 올 1월 100을 넘어섰고, 지난 8월에는 105를 기록했다. 9월 102로 떨어졌지만 이후 2개월 연속 회복세를 이어갔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크면 소비자 기대심리가 과거(2003~2012년) 평균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박상우 한은 통계조사팀 차장은 “경기가 나아지고 있다고 판단하는 소비자가 앞으로도 경기 개선을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부지표인 소비지출전망과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등도 고르게 개선됐다. 소비지출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110으로 전달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현재경기판단 CSI와 향후경기전망 CSI도 87과 98로, 각각 3포인트 올랐다. 가계의 현재생활형편 CSI는 92로 1포인트, 생활형편전망 CSI는 100으로 1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기업들의 경기 전망은 2개월 연속 나빠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12월 BSI 종합경기 전망치는 92.6으로 전달보다 2.1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10월 기준선인 100을 웃돈 뒤 2개월 연속 100 아래에 머물렀다.

전망치를 부문별로 보면 내수(100.2)를 제외한 수출(96.5), 투자(96.9), 자금사정(96.5), 재고(106.3), 고용(98.3), 채산성(92.2) 등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으로 나왔다. 전경련은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인한 채산성 부담, 유럽 경기 회복 불투명, 자금조달 애로 등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김용옥 전경련 경제정책팀장은 “이미 원·달러 환율은 전경련이 조사한 기업의 손익분기점인 1066원40전을 밑돌고 있고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자금조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BSI 11월 실적치는 91.9를 기록, 8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밑돌았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