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1월25일 오후 8시23분

동양증권이 회사 조기 매각을 추진한다. 이와 관련해 대만 1위 증권사 유안타증권은 26일 동양증권을 방문해 인수합병(M&A) 실사에 나설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유안타증권은 현지 변호사와 회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동양증권 M&A 태스크포스팀(TFT)을 통해 26일부터 실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법원은 원칙적으로 공정한 매각을 위해 경영진의 자체 M&A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동양증권이 조기 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법정관리를 신청한 모기업에 대해 법원이 회생인가를 거부할 경우 자체 매각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동양증권 대주주는 법정관리를 신청한 동양인터내셔널과 동양레저다. 법원이 두 회사의 회생계획안 인가를 거부하면 현 경영진이 파산 절차를 자체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자문사 선정, 실사, 입찰 등의 공식 절차 없이 동양증권 지분을 곧바로 매각할 수 있다.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 기업어음(CP)을 매입해 손해를 본 투자자의 보상 재원도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금융당국도 동양그룹 경영진에 파산 결정 가능성에 대비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은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이 파산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두 회사는 법정관리 신청 당시 자본잠식 규모가 각각 3200억원과 1800억원이었다. 법원 조사위원인 안진회계법인은 12월 하순 두 회사에 대한 실사 결과를 법원에 보고하는데, 계속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높을 경우 법원은 인가를 거부할 수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르면 오는 12월 법원이 회생계획안 인가를 거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안타증권은 대만 1위 증권사로 총자산 6조5000억원에 임직원 5000여명, 자국 내 150여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증권사 외에 은행 등을 소유한 금융그룹으로 그동안 한국 증권시장 진출을 꾸준히 시도해왔다. 2004년에는 LG투자증권(현 우리투자증권) 인수 전에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안대규/좌동욱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