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11억8000만대로 올해보다 20.9% 성장할 전망이다. 올해 예상 성장률(39.6%)과 비교하면 둔화된 전망치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서 스마트폰 신규 판매와 교체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TV PC 등 다른 정보기술(IT)기기 성장세는 한 자릿수 초반대에 그칠 것으로 추정돼 글로벌 IT 시장은 역시 스마트폰 중심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판단된다.

삼성전자·애플 ‘양강 체제’ 지속


내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종전 1~2개 프리미엄 모델 중심에서 다수의 보급형 모델 중심으로 성장동력이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스마트폰 보급률이 30% 수준에 도달하면서 신규 수요보다는 교체 수요가 시장을 주도할 전망이다.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3G에서 4G LTE로, 선진국에서 신흥시장으로도 수요가 이동할 것이다.

다음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 체제가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 3분기에 삼성전자와 애플의 시장 점유율 합은 48%로 추정된다. 내년에는 이 점유율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애플을 비롯한 2위권과 점유율 격차를 확대하며 시장 주도권을 유지할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전망이다. 지금도 가격과 모델 구성의 경쟁 우위를 바탕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소비자들의 기호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애플은 종전 ‘1년 1개 모델 출시’ 전략에서 벗어나 올해 2개(아이폰5S, 5C), 내년 3~4개 모델로 포트폴리오를 더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리미엄 제품 성장세 둔화를 추가 라인업 확대로 보완한다는 전략이다.

점유율 2위권 시장서 M&A 활성화될 듯

셋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위권에서 시장 재편이 이뤄질 움직임이 보인다. 지난 3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은 8800만대로 각각 3, 4위인 중국 화웨이(1270만대), LG전자(1200만대)와 7500만대 이상 격차를 보였다. 2위권 스마트폰 업체의 수익성은 손익분기점 전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2위권 업체들이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인수합병(M&A)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캐나다의 블랙베리는 운영체제(OS)와 제품 생태계의 경쟁력 저하, HTC는 판매량 부진과 차별화 부족 등으로 판매량이 계속 줄고 수익성 개선도 지연되고 있다. 핀란드의 노키아는 마이크로소프트(MS)에 매각됐다. MS는 윈도 운영체제(OS)의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하드웨어 시장에 적극 진출할 것이다.

넷째, 내년 스마트폰 시장에서 보급형 모델 중심의 성장세가 예상되지만 일정 수준의 하드웨어 경쟁은 지속될 것이다. 이 때문에 평균 판매단가(ASP)의 하락 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OS 개선(애플과 구글의 OS 업그레이드 지속), 카메라 모듈 고급화, 신기능인 무선충전과 지문인식 채택 가능성, 64비트와 모바일 D램의 속도 향상 등이 예상된다.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인 풀HD 비중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 TV 등 성장동력 구축

내년에도 2위권 업체에 비해 삼성전자와 애플의 성장세가 더 클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기술혁신 및 시장 변화를 선도하는 리더로서 신시장·신수요 창출에 주력할 것이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유지하기 위해 휘어지는(플렉시블) 스마트폰 등 제품 경쟁력을 높이며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갤럭시기어를 통해 스마트시계 분야 브랜드 인지도도 높이고 있다.

2014년 글로벌 스마트폰시장 21% 성장…선진국서 신흥국으로 수요 이동
내년에 애플은 시장 예상과 달리 성장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아이폰 시리즈)의 성장 둔화와 시장점유율 하락을 만회하기 위해 스마트폰 출시 모델을 1개에서 여러 개로 확대할 것이다. 소비자의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제품 크기를 키우고 휘어지는 스마트폰 시장 등에도 본격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시계, 애플 TV 등 새로운 영역에도 진출하는 등 신성장동력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둘 전망이다.

박강호 < 대신증권 연구위원 john_park@daish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