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머시 월시 거 캐피털 사장 "임대로 수익 내던 시대 잊어라"
“안정적 임대로 수익률을 내던 시대는 갔다. 이제는 부동산에 부가가치를 심어야 한다.”

티머시 월시 거(GAW)캐피털 사장(사진)은 미국 부동산 시장 현황과 투자 기회를 설명하기 위해 오는 21일 ‘ASK 2013-부동산투자 서밋’을 찾는다. 월시 사장은 1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식과 채권시장이 반등에 나섰지만 부동산은 상대적으로 회복세가 더디다 보니 상승 여력이 크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여전히 인플레이션 헤지(화폐 가치 하락에 따른 위험 회피) 수단으로 주목을 끌 것”이라고 말했다.

거캐피털은 선진국과 신흥국 부동산 등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글로벌 부동산 사모펀드 운용사로 현재 75억달러(약 7조9500억원)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월시 사장은 미국 뉴저지 연금의 최고투자책임자(CIO)를 거쳐 지난 9월 거캐피털 미국 법인의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주요 선진국의 핵심 지역에 대한 투자 열기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과거처럼 중심가 업무용 빌딩을 사들인 뒤 대기업에 책임임차(마스터리스)를 맡기는 방식으로 두 자릿수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자금력으로 무장한 글로벌 연기금과 보험사들이 대거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면서 가격을 올려놓고 있기 때문이다. 런던과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의 마스터리스용 부동산은 이미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월시 사장은 “특히 중국 보험사들이 대거 업무용 빌딩 매입에 나서면서 한국 투자자들에게는 위협이 되고 있다”며 “이들은 4~5%의 요구 수익률을 내세우기 때문에 7~8% 이상의 수익을 내야 하는 한국 연기금이나 보험사 등이 상대적으로 매물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는 업무용 부동산도 마스터리스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인수 뒤 공간 개발을 통한 ‘부가가치 제고’로 수익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상품으로 미국 지역을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는 ‘창조형 부동산(creative real estate)’을 꼽았다. 크리에이티브 오피스가 대표적이다. 이들 건물은 기존의 고정적 공간 배치에서 벗어나 가변성을 극대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개인 사무공간을 구분하는 벽체나 천장 없이 기둥만 두고 배관이나 도관이 그대로 노출된 게 특징이다. 파일 저장이 늘면서 문서 보관 공간은 최소화했다. 또 기존 사무실이 야외공간과 구분되는 밀폐형이라면 이들 사무실은 야외 공간과 내부 공간 연결을 강화한 개방형이다.

월시 사장은 “사무 공간 옆에 당구대가 있고 그 옆에 회의실을 두는 식”이라며 “소통과 변화를 통해 창의적 업무를 극대화할 수 있고 조직 구조 변화에도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고 했다. 수년 전까지는 실리콘밸리의 정보기술(IT) 기업을 중심으로 유행하다가 지금은 전 업종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월시 사장은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뒤 공간개발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려면 현지 부동산 흐름을 잘 알 수 있는 운용사나 투자사를 파트너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단순한 자금운용에 그치기보다는 공동투자를 통해 협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의 및 신청:홈페이지(www.asksummit.co.kr), ASK서밋사무국 (02)360-4209,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02)360-4204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