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과학소설 '제3 인류' 출간…"한국은 항상 승리 향해 나아가"
《개미》《신》등의 베스트셀러 소설로 유명한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신작《제3인류》한국어판 출간과《개미》출간 20주년을 맞아 여섯 번째로 한국을 찾았다. 15일 서울 정동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프랑스에선 젊은 독자들 위주로 제 작품을 읽는 반면 한국에서는 기성세대도 관심을 보여준다”며 “한국 기성세대들은 어릴 때의 호기심이나 더 잘 살고 싶다는 초심을 계속 간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제3인류》는 베르베르가 특유의 상상력으로 쓴, 큰 스케일의 과학 소설로 인간 진화에 관한 작품이다. 고생물학자 샤를 웰즈의 탐사대가 17m의 거인 유골을 발굴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는 이 작품을 잘 표현하는 부분으로 ‘인간은 과거 진화를 받아들였지만 현재는 진화를 선택할 수 있다’는 문장을 꼽았다. 과거엔 ‘신의 뜻’이나 자연재해로 설명됐던 일들이 이제는 인간의 통제하에 들어왔다는 얘기다. 그는 “미래에 대한 선택권을 쥐게 됐다는 건 인류의 큰 행운임과 동시에 굉장한 책임감을 요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래의 인간 진화를 ‘여성화’ ‘소형화’ ‘연대감’으로 요약했다. 여성이 80%를 차지하는 사회로, 신장 17㎝ 정도의 소형화된 인간으로, 대신 사회적 연대감이 끈끈한 세계로 진화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는 더 발전된 형태의 사회입니다. 인간보다 역사가 오래된 개미들은 암컷과 수컷이 50%씩이었지만 지금은 80%가 암컷이고 크기는 작아졌으며 연대감은 매우 높아졌죠. 소설에서 찾아내는 17m 유골은 제1인류고, 지금 우리는 제2인류입니다. 17㎝의 인간은 제3인류인 것이죠.”
작가는 인간이 물리적인 모험, 지식의 모험을 거쳐 양심의 모험에 봉착해 있다고 했다. 그가 강조하는 양심은 바로 지구인으로서의 사회적 연대감이다. 그는 “프랑스와 필리핀은 멀지만 필리핀에서 일어난 재난을 보며 프랑스인은 연대감과 책임감을 느낀다”며 “양심은 인간이 일반적인 동물과 차별화되는 점이고 우리는 양심을 바탕으로 아이들 세대의 미래를 개척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