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세 고집하다…佛 올랑드 지지율 역대최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사진)의 지지율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잇따른 정부의 증세 조치와 어려워지는 경제 사정에 지지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는 평가다.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 8일 현재 올랑드 대통령의 지지율은 25%(여론조사기관 CSA 집계치) 수준이다. 조사기관에 따라선 더 낮은 경우도 있다. 전반적으로 지난 한 달 내 1%포인트가 추가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CSA 집계 기준으로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이 갖고 있던 역대 최저 지지율 기록을 깼다.

올랑드 대통령이 세수 확보를 위해 내놓은 각종 증세정책이 인기를 끌어내리고 있다. 프랑스 서부의 농업도시 브르타뉴에선 지난달 정부가 3.5t 이상 트럭에 ‘에코텍스(환경세)’를 부과하기로 하자 이에 반대하는 대규모 ‘붉은모자’ 시위가 일어났다. 붉은모자는 17세기 후반 프랑스가 네덜란드와 전쟁을 위해 세금을 부과하자 당시 증세에 반대하던 시위대들이 썼던 반항의 상징이다. 결국 정부는 환경세 도입을 유보하기로 했다. 프랑스 축구계도 100만유로가 넘는 급여에 75%의 소득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에 반발해 이달 말부터 경기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정했지만 올랑드 대통령은 밀어붙일 태세다. 내년부터 대중교통 요금에 부과하는 부가가치세를 7%에서 10%로 올리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주 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프랑스 국채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낮춘 것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주요 신평사 중 프랑스의 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인 AAA에서 두 단계나 낮춘 것은 S&P가 처음이다. 무디스와 피치도 각각 지난해 말과 지난 6월 프랑스의 최고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실업문제도 심각하다. 지난 10월 프랑스의 실업자 수는 약 330만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실업률은 11% 수준이다. 올랑드 대통령이 취임한 뒤 약 1%포인트가 올랐다. 텔레그래프는 “올랑드 정부가 지금처럼 부채를 줄이지 않고 세금만 올리는 식의 정책을 계속 추진할 경우 실업률은 2016년까지 10% 위쪽에 머물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