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차원 높은 에너지 기술을 도입하고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체계를 확립해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만들자.”

박진수 사장 "마른 수건 다시 짜기 방식은 잊어라…에너지 위기에 LG화학 기회 있다"
박진수 LG화학 사장(사진)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동 LG트윈타워에서 열린 ‘2013년 에너지 공유회’에서 에너지 경영을 다시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지난 7월 회사 임직원에게 보낸 최고경영자(CEO) 메시지에서도 에너지 경쟁력의 필요성을 역설했었다.

박 사장은 이날 “이제는 마른 수건 다시 짜기 식의 구시대적 활동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전 임직원은 철저한 에너지 마인드로 무장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는 “에너지 비용은 제품 원가에서 원재료비 다음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며 “최근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과 전력수급 비상 등 에너지 환경이 급격히 어려워지는 점을 감안해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에너지 위기는 곧 새로운 사업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차세대 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ESS(에너지저장장치) 및 전기차용 배터리와 같은 그린 에너지 사업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화학은 에너지 경쟁력이 바로 제조기업의 경쟁력이라는 판단에 따라 사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전사 에너지 위원회’를 2006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주요 의사결정권자가 위원으로 참여해 에너지 비용 및 우수 절감 사례를 공유하고 에너지 절감 목표와 달성방안 등을 수립하고 있다.

위원회가 수립한 에너지 정책에 따라 LG화학 여수 공장에 미래형 에너지 절감 방식인 ‘회전형 칼럼’ 기술을 적용할 수 있었다. 이 기술은 원심력을 이용해 폴리염화비닐(PVC)과 같은 합성수지를 생산하는 공정에서 열전달 효율을 향상시켜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방식이다.

특히 에너지 위원회 설치 이전에는 연평균 1%에 그치던 에너지 절감률이 2008년부터는 연평균 6% 수준으로 6배 이상 큰 폭으로 향상됐다.

또 올해 초에는 미국 컨설팅 업체인 솔로몬 어소시에이츠가 전 세계 115개 나프타분해설비(NCC)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경쟁력 조사에서 LG화학 여수 NCC 공장이 에너지 경쟁력 부문 세계 1위에 선정됐다.

LG화학은 △고효율·친환경 공정 개발 △열에너지 교환 네트워크 구축 △축열·축냉 시스템과 같은 에너지 저장 시스템 도입 등 신기술을 주요 공정에 적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다양한 에너지 절감 기술을 적용해 올 한 해에만 전체 에너지 비용의 약 3.5%에 달하는 820억원을 줄이는 성과를 올렸다.

배석준 기자 eul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