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건강에 대한 자기만족도가 아시아태평양 15개 국가 중 14위를 기록,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다국적 생명보험사 AIA그룹이 발표한 'AIA 건강생활지수(Healthy Living Index)'에 따르면 한국인의 건강생활지수는 100점 만점에 57점을 기록, 아시아태평양 15개 국가 중 14위로 집계됐다.

AIA 건강생활지수는 AIA 그룹이 건강에 대한 자기만족도와 평소 건강한 생활을 위한 행동 양식을 점수로 산정한 지수다.

한국인의 건강생활지수는 15위인 인도네시아와도 2점 차에 불과했다. 이는 한국인이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만족하지 못할 뿐 아니라 건강한 생활습관을 기르는 데도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AIA 그룹 측은 풀이했다.

아울러 한국인들은 건강에 대한 자기만족도가 매우 낮았다. 아태지역 평균이 10점 만점에 7점이었던 데 반해 한국은 평균 5.7점에 불과했다. 이는 직전 발표 결과인 2년 전 당시 아태지역 최저(5.9점)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특히 응답자의 약 70%가 5년 전에 비해 체력이 저하됐다고 답했고, 30대 이하 청년층의 64%도 마찬가지로 응답했다.

한국인이 가장 우려하는 건강질환으로는 암이 48%에 달해 1위를 차지했다. 이와 함께 ‘알츠하이머·치매 등 정신 질환’ (35%), ‘비만’ (32%)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치매에 대한 우려가 아태지역 평균(17%)의 두 배가 넘어 노인성 질환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특별히 높은 점도 눈에 띄었다. ‘체중을 감량하고 싶다’는 항목에는 설문 참가자의 74%가 ‘그렇다’고 대답, 아태지역 평균인 53%를 훌쩍 웃돌았다.

마크 터커(Mark Tucker) AIA그룹 회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한국을 포함한 아태지역 사람들의 건강에 대해 보다 깊게 이해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AIA 건강생활지수 설문조사는 국제 리서치기관인TNS와 함께 AIA가 영업중인 아태지역 15개 국가에서 18세 이상 65세 이하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해당 질문에 대한 답변을 구간별로 분류해 수치화한 후 최종 합산한 점수를 토대로 국가별로 비교했다.

한국에서는 751명의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일대일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15개 국가는 한국, 홍콩, 마카오, 중국,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인도,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 대만, 브루나이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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