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대산문학상을 수상한 진은영(왼쪽부터) 김숨 고연옥 씨.
제21회 대산문학상을 수상한 진은영(왼쪽부터) 김숨 고연옥 씨.
대산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총상금 2억원의 종합문학상인 제21회 대산문학상 수상작이 결정됐다. 시 부문에선 진은영 시인(43)의 시집 《훔쳐가는 노래》, 소설 부문에선 김숨 씨(39)의 장편 《여인들과 진화하는 적들》이 선정됐다. 희곡 부문은 《칼집 속에 아버지》를 쓴 고연옥 작가(42), 번역 부문은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영어로 옮긴 최양희 씨(81)가 뽑혔다. 부문별 상금은 5000만원이다.

서울 광화문 한 식당에서 6일 열린 간담회에서 진 시인은 “언젠가 문학적 외로움이 찾아왔을 때 이 소중한 행운을 바탕으로 좋은 시를 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내 시는 누군가의 전범이 되는 종류의 시는 아니다”며 “전범이 될 수는 없지만 존재해야 하는 특별한 시를 향해가는 것이 나의 소망”이라고 말했다.

단 몇 시간 동안 벌어지는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사소한 일상을 담은 작품으로 수상한 소설가 김씨는 “처음엔 단편으로 시작한 작품”이라며 “‘나’라는 존재와 주변에 공생하는 타인들 모두 다 존귀한 존재라는 것이 작품의 주제”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립극장에서 공연 중인 ‘단테의 신곡’을 쓰기도 한 희곡작가 고씨는 여러 해 후보에 오른 끝에 결국 상을 받았다. 그는 “앞으로도 무대로 향하는 배우들의 손을 잡고 ‘파이팅’을 외치고, 극이 끝나고 스태프들에게 ‘수고하셨습니다’란 말을 오랫동안 할 수 있으면 충분하다”고 밝혔다. 호주국립대 교수를 지낸 번역 부문 수상자 최씨는 호주에 머물고 있어 간담회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올해 시상식은 다음달 3일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