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주가가 비틀대고 있다. 영업직원이 대리점주에게 폭언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갑의 횡포' 논란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막말 파문이 터진 지난 달 14일부터 이달 4일까지 약 4% 떨어졌다. 지난 9월 장중 96만80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지난달 18일 85만7000원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지난 달 13일 민주당 이학영 의원은 아모레퍼시픽 피해특약점협의회로부터 받은 음성파일을 공개했다. 녹음파일에는 2007년과 2009년에 영업직원이 대리점주에게 폭언하고 영업 포기를 강요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음성파일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 영업팀장은 한 대리점주를 술자리로 불러 "그런 말 하지 말고. X팔린다. 야 이 XX야. 10년 동안 뭐한 거야? 나이 마흔 넘어서 이 XX야" 등의 폭언을 했다.

막말 파문으로 비난 여론이 커지자 투자심리가 악화된 것.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방문판매의 부진으로 실적이 급감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한국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3분기 연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7612억 원, 영업이익은 7.4% 감소한 834억 원에 그칠 것" 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방문판매 채널 위축이 기정 사실화됐다"고 분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비상 경영에 돌입했다.

손영철 아모레퍼시픽 사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비상경영을 선포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갑의 횡포' 논란으로 곤혹을 치르자 내부 기강 다지기에 나선 것이다.

손 사장은 "기본으로 돌아가자"며 "대리점, 협력업체 등과의 관계에 주의를 기울이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