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상승세를 보이는 뉴욕증시에서 정보기술(IT) 업체의 주가가 급등했던 1999년 거품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은 나쁘지 않지만 전반적으로 보면 좋지 않은 상황이고 내년 미국 경제가 초고속 성장을 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

거대 수익을 창출하는 산업도 없는 형편이다. 하지만 몇몇 IT 기업의 주가는 급등하고 있다.

이런 추세는 관련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에게는 큰 수익을 주지만 전체 시장에는 골치 아픈 조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4일(현지시간) 이런 상황 때문에 몇몇 투자자는 지금을 2013년이 아니라 1999년처럼 느낀다고 전했다.

지난 1999년 IT 주식들은 급등했지만 2000년 들어 급락했고 전체 증시도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실제 최근 들어 급등한 주식들이 적지 않다.

전기차 제조업체인 테슬라,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인 넷플릭스, 여행 사이트인 프라이스라인닷컴, 인터넷 검색 업체인 구글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들 주식은 최근 1년 동안 470% 상승했다.

소셜네트워크 업체인 링크트인과 페이스북 역시 각각 110%와 140% 올랐다.

이런 주식들의 급상승으로 뉴욕증시는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재정·통화 정책의 불확실성에도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경신하며 상승세를 보였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다우 지수는 19%,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24%, 나스닥은 30% 각각 올랐다.

현재 상승세를 타는 주식들은 그만한 이유가 있지만 우려할 부분도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페이스북의 경우 미국 10대들의 사용이 감소했고 테슬라는 매출 등 외형과 비교하면 주식 가격이 지나치게 높은 편이다.

BMO 프라이빗뱅크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잭 애블린은 "1990년대 후반의 IT 분야의 주가 상승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체비엇밸류매니지먼트의 대런 폴락은 "현재 급등하는 주식들 중에는 과거 한, 두 번씩 정점에 올랐다가 급락한 경우가 있다"면서 "이런 주식들이 현재의 주가를 유지할 수 있는 충분한 내재적 가치를 가졌는지에 회의적이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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