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고식품·안성주물…'장수기업' 200여명 모여 美동포 기업인과 네트워크
온도조절계와 기록계 타이머 등 각종 계측기를 만드는 한영넉스의 한상민 사장(2세 경영인)도 2007년 부친 회사에 입사한 뒤 중국 공장을 두 배로 키웠다. 요즘도 한 해의 절반가량을 해외에서 보낸다.
‘1000년 기업의 꿈 실현’을 외치는 가업 1, 2세 기업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중소기업청과 한국가업승계기업협의회, 한국경제신문이 1일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주최한 ‘제5회 가업승계, 아름다운 바통터치’ 행사장에서다. 몽고식품 안성주물 전통예산옹기 등 200여 가업승계 기업 가족과 주최·주관 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남영호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가업승계 기업의 과제는 원활한 승계와 새로운 사업 창출 두 가지”라며 “상속세제 개편 등이 어느 정도 진행된 만큼 이제는 국제화를 생각해볼 때”라고 말했다.
가업상속세제 개편은 기업과 한국경제신문이 꾸준히 문제를 제기하면서 2007년 1억원이던 상속공제 한도가 올해 300억원까지로 늘어나는 등 탄력을 받고 있다. ‘가업승계=고용과 기술의 대물림’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공제 한도를 1000억원까지 늘려주자는 법안(나성린 새누리당 의원)도 나왔다. 고용 유지를 전제로 상속세를 면제하는 독일식 상속공제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논의까지 활발하다.
문제는 상속 후의 일이다.
강상훈 가업승계기업협의회장(동양종합식품 회장)은 “상속을 받아도 새 시장과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100년, 1000년 기업이 되기 힘들다”며 “세계 시장 진출은 가업을 승계한 2세 경영인들의 도전 과제이자 숙명”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2세 기업인들의 해외 진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재미 동포 기업인과 국내 가업 기업이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협약식이 열렸다. 행사를 주관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국내 가업승계 기업들이 해외 한인단체들과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수출과 해외 진출에 날개를 달게 됐다”며 “내년에는 동남아 중동 등의 동포들과 네트워크 확대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