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소크라테스의 사랑은 진행중
소크라테스가 “악법도 법”이라며 독배를 흔쾌히 마셨다는 얘기는 와전된 것이다. 그는 조국을 배신하지 않기 위해, 철학을 그만둘 바에는 사형도 불사하겠다는 젊은이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어떤 경우에도 정의를 실천하기 위해 죽음을 받아들였을 뿐이다. 소크라테스적 신념에 따르면 악법은 법이 아니다. 소크라테스에게 악은 무지의 산물이므로 무지에 입각해 제정한 악법은 당연히 앎에 입각한 정의의 법으로 대체돼야 한다. 부당한 판결에는 죽음을 무릅쓰고라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이 소크라테스가 법정에서 밝힌 소신이었다.

《사랑하라》는 인류의 위대한 스승 소크라테스의 삶과 철학을 추적한 국내 최초의 평전이다. 국내외 고전에 담긴 소크라테스의 언행과 고대 아테네의 사회·정치적 상황을 탐구해 그에 관한 오해를 바로잡고 철학의 본질을 들려준다.

시민과 제자들을 향한 그의 쓴소리는 아테네 제국의 타락과 오만함에 대한 투쟁이자 열정과 사랑에 대한 탐색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소크라테스는 한순간도 누군
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다만 육체적 사랑은 오래가지 못하지만, 영혼의 사랑은 불멸의 그리움이라고 설파했다.

저자는 그의 아내 크산티페가 악처였다는 오해에도 이의를 제기한다. 그녀는 가정을 돌보지 않았던 남편과 해로한 고결한 여인이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