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매 몸살…대형 운용사가 더 아프다
한 달 새 코스피지수가 2050선까지 넘나들었지만 자산운용사들은 쏟아지는 국내주식형 펀드의 환매 매물로 한숨만 내쉬었다. 끊이지 않는 자금 유출로 상승장에서 자산운용사들의 희비는 크게 엇갈렸다.

31일 펀드평가업체 제로인에 따르면 인덱스펀드 유형을 제외한 국내 일반주식형펀드의 지난 한 달 평균 수익률(30일 기준)은 1.67%로 집계됐다. 해당 기간 코스피지수는 1.99% 상승했으나 이들 펀드에서 한 달간 1조6436억원이 빠져나가면서 액티브펀드의 성과는 전반적으로 저조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환매 몸살…대형 운용사가 더 아프다
특히 설정액 1조원 이상인 대형 스타펀드를 보유한 대형 운용사의 평균 성적이 주춤했다.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 ‘한국투자네비게이터’ 등을 운용 중인 한국투신운용은 한 달간 0.98%의 수익률을 내는 데 그쳤다. 삼성(1.15%)을 비롯해 미래에셋(1.34%), KB(1.48%) 등도 한 달간 성과는 최하위권이다. 이들 운용사 모두 차익실현을 위한 투자자의 환매로 한 달 새 1200억~4200억원이 급속도로 빠져 펀드 수익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함정운 한국투신운용 리테일영업본부 상무는 “2년 이상 이어진 박스권 장세에서 3년 이상 장기 투자한 고객들의 이익실현을 위한 환매로 주식을 팔아야 하기 때문에 지수가 올라도 추가적인 수익을 낼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GS를 비롯해 하나UBS, 하이, KTB 등은 국내 주식형펀드의 환매 대란 속에서도 수익률 개선세가 돋보였다. 시장수익률(1.99%)을 웃돌며 한 달 새 2.5~3.5%의 수익을 올렸다.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 내내 대형주 부진으로 성과 저조, 자금 유출 등에 시달렸던 하나UBS자산운용은 한 달 새 3.04%의 수익률을 올려 수익개선세가 뚜렷하다. 자금도 한 달간 464억원 빠지는 데 그쳤다. 지난 9월 김영기 하나UBS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영입으로 포트폴리오 정비가 이뤄진 뒤 대표펀드인 ‘하나UBS인BEST연금1’(4.17%) ‘하나UBS블루칩바스켓’(3.58%) 등의 수익 개선세가 두드러졌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