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의 주력 기업인 대한항공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계열사 한진해운에 1500억원을 긴급 지원한다.

대한항공은 30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한진해운홀딩스가 보유한 한진해운 지분 15.36%를 담보로 잡고 한진해운에 1년간 1500억원을 빌려주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한진해운은 이 자금으로 11월 1150억원, 12월 850억원 등 올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기업어음(CP) 2000억원을 상환할 계획이다.

차입금 상환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어온 한진해운은 그동안 4억달러 규모의 영구채 발행을 추진하기 위해 금융회사 보증을 요청해왔다. 그러나 금융회사들은 한진그룹 지원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한진해운은 올해 2000억원 외에 내년에 3900억원을 추가 상환해야 하는 등 총차입금 규모가 9조원을 넘어 영구채 발행 외에 유상증자와 금융권 대출 등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이번 지원으로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의 계열 분리가 힘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한진해운에 대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영향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남편인 고(故) 조수호 회장이 작고한 2006년 이후 사실상 독립적으로 한진해운을 경영해왔다.

김대훈/전예진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