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원군에 있는 LG화학 오창공장 전기자동차 배터리 생산라인.  /LG화학 제공
충북 청원군에 있는 LG화학 오창공장 전기자동차 배터리 생산라인. /LG화학 제공
LG화학은 전기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중대형 배터리 개발에 나서는 등 성장 잠재력이 큰 신사업 분야에 도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중대형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개발(R&D)을 하고 기술력이 있는 국내 협력회사를 발굴, 함께 성장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창조경제의 모범사례를 만들고 있다.

LG화학은 2000년부터 기술 장벽 및 사업화에 대한 높은 위험 부담 때문에 국내외 어느 기업도 시작하지 못하던 중대형 배터리 분야를 개척하기 시작했다. 이후 10여년 만에 2차전지 종주국인 일본 기업들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라섰다. 매출은 본격 양산을 시작한 2009년 600억원에서 올해 약 6000억원으로 10배 이상 성장했다. 고용인원은 당시 220여명에서 현재 1630명으로 7배 이상 증가했다.

1998년 국내 최초로 휴대폰, 노트북 등에 사용되는 소형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에 성공했으나 일본 기업에 비해 10년이 늦은 상태였다.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 분야에서 일본 업체보다 한발 앞서 도전을 시작했다. 2000년 미국에 연구법인인 LGCPI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연구개발에 들어갔다. 이 회사 배터리를 이용한 전기자동차가 2002년과 이듬해 미국 콜로라도에서 열린 세계적 자동차 경주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하며 성공 가능성을 확인하게 됐다. 이후 LG화학은 양극제, 전해질, 분리막 등 중대형 배터리의 주요 소재를 자체 생산해 원가경쟁력을 낮췄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2004년 미국 에너지성과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3대 자동차 업체의 컨소시엄으로부터 460만달러 규모의 전기차용 배터리 개발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2007년과 2008년 현대자동차의 아반떼 하이브리드와 소나타 하이브리드용 배터리 공급업체로, 2009년에는 GM의 전기차 쉐보레 볼트 배터리 공급업체로 각각 선정됐다. 2010년에는 포드와 볼보, 르노, 중국 장안기차 등 글로벌 자동차 회사와 장기공급 계약을 맺었다.

2011년에는 충북 오창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준공해 안정적인 양산체제를 구축했다. 현재 연간 전기차 20만대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네비건트리서치가 세계 전기차 배터리 기업 상위 11곳의 비전, 파트너, 시장점유율 등을 종합평가한 결과 LG화학이 작년에 이어 연속 1위를 차지했다.

LG화학은 2010년 중대형 배터리 분야의 신시장인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사업에도 진출했다. ESS는 발전소나 발전기에서 생산된 전력을 중대형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전력망에 안정적으로 전송,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스마트그리드(차세대 지능형 전력망)의 핵심 장치다.

LG화학은 지능형 전력망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의 대규모 프로젝트에 ESS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잇달아 체결하고 있다. 2010년 미국 캘리포니아 최대 전력사인 SCE에 가정용 ESS 배터리를 납품한 것을 시작으로 2011년 세계 최대 전력엔지니어링 회사인 스위스 ABB와 메가와트(MW)급 ESS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7월 세계 최대 태양광 인버터 회사인 독일 SMA의 차세대 가정용 태양광 ESS 배터리 공급 계약 체결 등 글로벌 기업들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LG화학 미래형 배터리 3종.
LG화학 미래형 배터리 3종.

이와 함께 LG화학은 최근 소형 배터리 분야에서도 미래형 배터리 3종을 발표했다. 계단구조인 일체형의 ‘스텝트 배터리’, 곡선 형태 IT기기에 최적화된 ‘커브드 배터리’, 감고 매듭도 묶을 수 있는 케이블 형태의 ‘케이블 배터리’다.

배석준 기자 eul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