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각국이 위안화 국제거래의 중심지가 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은 영국 런던에 이어 독일 프랑크푸르트, 스위스 취리히 등이 중국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런던이 일단 앞서 나갔다. 조지 오즈번 영국 재무장관은 이달 초 중국을 방문, 런던 금융회사에서 중국 주식과 채권에 직접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안에 합의했다. 지난 6월엔 200억파운드(약 34조1600억원) 규모 통화스와프 계약도 맺었다.

독일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독일이 중국에 수출하는 물량이 영국보다 많아 위안화 거래 중심이 되기에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프랑크푸르트시가 속해 있는 헤센주의 플로리안 렌취 경제부 장관은 다음달 중국을 방문해 금융당국 관계자들과 인민은행 유럽 지사 유치를 놓고 협상할 계획이다. 프리트헬름 메세슈미트 중국 공상은행 독일지사장은 “프랑크푸르트가 유럽 경제의 실질적인 중심이라는 점에서 영국보다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현재 위안화 거래가 가능한 취리히, 프랑스 파리 등도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최근 유럽 국가들의 움직임이 빨라진 것은 중국이 조만간 위안화 환율 자유화를 선언할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이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위안화는 올해 처음 세계에서 거래가 많이 되는 통화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그레고리 차우 프린스턴대 교수는 “중국은 위안화 자유화로 위안화 가치가 상승하면 수출에 타격을 입을까 우려하고 있다”며 “하지만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만큼 아무리 늦어도 10년 안에는 국제 거래 통화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