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현 '토종 퍼팅의 힘'…메이저 첫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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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2타차로 제치고 KB금융챔피언십 우승
‘토종 퍼팅의 귀재’ 이승현(22·우리투자증권)이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박인비(25·KB금융그룹)와의 퍼팅 대결에서 승리하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KB금융STAR챔피언십(총상금 7억원)에서 우승했다.
이승현은 27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CC 하늘코스(파72·6688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쳐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로 박인비를 2타 차로 제쳤다. 이승현은 2011년 5월 러시앤캐시클래식 우승 이후 2년5개월 만에 2승째를 따냈다. 우승상금은 1억4000만원.
이승현은 올 시즌 라운드당 평균 퍼트 수 29.51개로 KLPGA투어 퍼팅 랭킹 1위다. 박인비는 29.12개로 미국 LPGA투어 퍼팅 랭킹 8위다. ‘퍼팅 달인’의 맞대결에서 이승현은 10m 안팎의 롱퍼트를 홀에 착착 붙인 반면 박인비는 장기인 중장거리 퍼팅이 말을 듣지 않았고 짧은 파세이브 퍼팅도 홀을 비켜갔다.
이승현은 “박인비 선수와 한 조로 플레이하게 돼 처음에는 많이 긴장했으나 박인비도 사람이니까 실수를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스스로 진정하려고 노력했다”며 “박인비의 퍼팅 리듬이 너무 좋아 눈에 익히려고 열심히 관찰했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치과의사인 이승현은 중·고교 시절 골프를 병행하면서도 학업 성적이 우수했다. 서울대에 지원해 ‘서울대 다니는 프로골퍼’를 꿈꿨으나 서울대 면접일과 KLPGA투어 시드전이 겹치면서 아쉽게 꿈을 접었다.
이승현은 2번홀(파4)에서 박인비가 8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자 6m 버디를 떨구며 기세에 눌리지 않았다. 박인비는 3번홀(파5)에서 80㎝ 버디로 1타 차로 따라붙었으나 5, 8번홀(이상 파4)에서 연거푸 보기를 범했다. 박인비는 10번홀(파5)에서 3m 버디를 성공시켜 다시 1타 차로 추격했으나 12번홀(파3)에서 3퍼트 보기를 하며 맥이 빠지고 말았다. 이승현은 이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타수 차를 3타로 벌려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평소 이상형이 이승기라고 밝혀온 이승현은 KB금융 광고 모델 인연으로 대회장을 찾아온 이승기와 감격의 포옹까지 했다.
단독 2위로 KLPGA투어에서 자신의 최고 성적을 기록한 박인비는 “어프로치샷 미스를 3개나 한 것이 너무 아쉬웠고 12번홀에서 3퍼트를 한 것이 가장 큰 실수였다”며 “이번 대회에서 퍼트와 샷 등이 나아져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KB금융그룹이 서브 스폰서인 산드라 갈(독일)은 이날 ‘데일리 베스트’ 5언더파 67타를 쳐 합계 4언더파로 김효주(18·롯데) 박주영(23·호반건설) 윤슬아(27·파인테크닉스)와 공동 3위에 올랐다. 신인상 경쟁을 벌이고 있는 김효주는 신인상 포인트 155점을 추가해 1921점이 됐고 신인상 레이스 2위 전인지(19·하이트진로)는 합계 3언더파로 7위를 기록, 신인상 포인트 139점을 더해 1846점이 됐다.
인천=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