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레버, CSR활동·지속가능 경영보고서 발간…제품·서비스 신뢰도 높여
지속가능보고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국제기구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에 따르면 세계 250대 기업의 대부분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2012년 1006개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가 발간됐다. 국내에서는 매년 150여개의 기업이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고, 그 수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따로 발간하지 않는 기업도 연차보고서나 사업보고서 등의 공시자료에는 기업의 경제적 성과뿐만 아니라 사회적, 환경적 활동 노력과 성과, 계획들을 표시하는 경향이 생겼다.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경영활동 성과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보고와 공시가 기업의 일반적인 업무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주주와 투자자, 협력회사, 지역사회, 임직원, 정부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그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주기 위한 소통 채널이다. 이해관계자들에게 충실한 정보를 제공하고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보고하는 것은 기업의 책무이자 권리 중 하나다. 기업은 이를 통해 존재 가치를 증명할 수 있다.

#성과 향상을 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CSR 경영은 이미 많은 기업들 사이에서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윤리적 요구와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위험에 대한 노출 가능성을 줄여주는 활동으로 자리잡았다. 투자자뿐 아니라 폭넓은 범위의 이해관계자들에게 보다 큰 가치를 창조하고 제공하는 노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재무적 측면에서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명확한 답이 있듯이, 비(非)재무적인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도 CSR은 가치와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유니레버 같은 기업은 이해관계자 소통을 기반으로 다각적인 CSR 경영활동을 전개하고 그 성과를 지속가능경영보고서로 묶어 공유,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기업 이미지 향상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2013년 들어서는 CSR 활동을 부서별 기능과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긴밀히 결합하고 각 활동의 성과를 정량적·정성적으로 분석해내기 위해 통합보고체계를 구축했다. 부서별로 지속가능경영 관리 지표와 보고 담당자를 지정하고, 재무 담당자들이 CSR 활동에 대한 성과를 정성적·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자체적인 분석 방법과 기준을 만들었다.

2013년 발간된 이 회사의 첫 통합보고서는 CSR을 기업 활동 전반에 녹여냄으로써 어떠한 성과와 가치를 창출했는지 정성적·정략적으로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4년 이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이 꾸준히 늘고 있다. 2013년 현재 약 150개의 기업이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나 기업 수 등을 고려할 때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실적은 저조한 편이다. 더 큰 문제는 보고서 내용과 보고서 발간 체계에 있다. 국내 기업들 가운데 통합적인 지속가능경영 관리 및 보고 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기업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투명하고 충실한 보고서가 나올 수 없다.

기업 활동에 있어 보고서의 활용도가 떨어지고 보고서 발간 활동 자체가 쓸데 없는 비용 정도로 평가 절하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최근에는 정부 차원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법제화 논의가 이어지고 있고, 중소기업들의 보고서 발간이 늘어나는 등 긍정적 변화와 발전이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개발을 위한 제언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을 위한 몇 가지 실천적 지침을 제시하자면 다음과 같다. 먼저 훌륭한 보고서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자들의 기대와 요구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지속가능경영 도입 단계에서 CSR과 지속가능경영을 운영해 나갈 경영진과 전담부서를 구성하고, 상호 기능 보완이 가능한 팀을 설치하고, 회의체를 조직하고,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에 필요한 시간을 설정하고 스케줄을 구체화해야 한다.

다음 단계로 이사회와 임원들의 지원을 구하고 활동적인 연관 조직을 구성해야 한다. 객관적 진단과 평가를 통해 지속가능경영 핵심 관리 이슈와 개선 과제를 규명하고 단계적인 실행 프로세스를 개발, 단계별 과제 이행 프로세스를 밟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 단계에서 무엇을 성취할 수 있는지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목표와 수행 전략을 세워야 한다. 마지막으로 경영진과 직원들에게 정기적으로 피드백을 제공해야 한다. 정보 제공자와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 흐름이 없다면 자료 수집 프로세스의 엔진은 멎고 말 것이다.

CSR과 지속가능경영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기업은 지속가능경영 실행에 대한 관리와 보고는 상호 협력 관계에서 진행해야 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그들은 실행과 보고 두 가지 프로세스를 관리하기 위한 통합시스템의 가치를 알고 있다.

코리아CSR이 지난 3년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통합적인 CSR과 지속가능경영 관리 및 보고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구축하고 있다고 밝힌 기업들의 비율이 세계적으로 매년 30% 이상 증가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발간하고 있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활용 가치는 매우 높다. 경영 활동 및 비즈니스 성과 극대화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통합적 지속가능경영 관리·보고 시스템을 구축한 기업들은 사업의 관심사 및 주요 지속가능경영 관리 이슈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체계적인 관리와 관련 성과 데이터의 보고뿐만 아니라 이해관계자들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CSR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CSR을 통해 지속가능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기업이 있다면, CSR 실행 과정으로 추적-관리-성과와 데이터 수집-분석-보고 등 통합적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 지난 몇 년 동안 기업의 CSR 성과를 관리하고 보고서 작성을 도와줄 수 있는 솔루션이 급속히 발전해왔다. 이는 모호하고 구체화하기 힘들 것 같은 CSR 관련 이슈들을 구체화, 수치화해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유니레버, CSR활동·지속가능 경영보고서 발간…제품·서비스 신뢰도 높여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한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쟁력과 가치를 보여주는 보고 채널이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연관된 정보를 담고 있는 소통 채널이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왜 발간해야 하는가는 더 이상 중요한 질문이 아니다. 이제는 어떻게 발간하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의 문제만 남아 있다. 기업의 재무보고서와 지속가능경영보고서가 융합된 통합보고서의 시대가 온 것이다.

유명훈 <코리아CSR컨설팅그룹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