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의 창업 관심도는 높지만 실제 창업은 오히려 줄고 있다는 소식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설문조사 결과 “창업에 관심이 있다”는 응답은 39.6%로 매우 높게 나타났지만 창업의 활력을 나타내는 기업신생률(가동사업자 대비 신규사업자)은 2001년 28.9%에서 2011년 20.2%로 떨어졌다고 한다. 더욱이 50~60대 창업률은 높아지고 있고 20대 청년들의 창업률은 낮아지고 있다. 기업가 정신과 거리가 먼 생계형 창업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70개국의 기업가 정신을 조사한 글로벌기업가정신지수(GEDI) 국제 비교에서 한국은 43위로 나타났다는 보고도 있었다. 세계은행이 조사한 기업경영 여건 평가에서도 창업 부문은 53위라고 한다.

기업가 정신이 퇴조하고 창업 열기가 사라진 대한민국이다. 영국 독일 스웨덴에서 일고 있는 창업 열기는 그저 남의 나라 얘기일 뿐 기업을 사악한 집단으로 매도하는 반기업정서만 저잣거리를 나뒹군다. 근현대사 교과서를 둘러싼 논란이 많지만 이병철 정주영 박태준과 같은 불굴의 위인들도 역사 교과서에서는 찾아보기조차 어렵다.

경제민주화를 외쳐대며 기업가 정신을 떨어뜨린 주범인 정치권은 그야말로 우이독경이다. 대통령까지 나서 투자를 촉진하고 경제를 살리려는 법안 통과를 호소하지만 명분만 따지는 조선시대식 당쟁에 급급해한다.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세계관이 판치는 사회에서 청년들에게 기업가 정신을 요구하는 것은 어쩌면 무리일지도 모른다.

끊임없는 리스크를 무릅쓰고 도전하고 혁신하며 미래를 꿈꾸는 것이 바로 기업가 정신이다. 사명감과 성취감 금전 등의 보상이 기업가 정신을 키우는 핵심 요소다. 하지만 지금 한국 사회는 이 같은 의욕을 북돋워주기는커녕 가로막기에 골몰하는 분위기다. 이래서는 나라의 미래가 없다.

다음주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정한 기업가정신주간(10월28일~11월2일)이다. 청년창업지원설명회 등 각종 행사가 마련된다고 한다. 부디 다음주에라도 경제를 활성화하는 법안들이 무더기로 통과됐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