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영방송이 연이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문제삼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관영 CCTV는 지난 21일 밤 30분짜리 경제프로그램에서 삼성 갤럭시S3의 내장 멀티미디어카드에 문제가 있다는 기획보도를 내보냈다. 22일에도 같은 프로그램에서 삼성이 중국에서만 AS 비용을 받는다고 비판했다. 삼성의 사과로 일단락됐지만 오히려 보도 배경에 더 주목하게 된다. 현지에서는 삼성 때리기 혹은 외국기업 길들이기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한다.

사실 언론보도 한 건 한 건에 대한 시비와 논쟁은 그다지 생산적이지 않다. 더구나 첨단 IT기기라면 사용자와 제조기업의 관점이 다를 수도 있고 대량으로 유통되는 제품이다 보면 규격에 벗어나는 제품도 나올 수 있다. 수리와 보상문제는 더욱 그럴 것이다. 문제는 보도주체가 국영방송이라는 점이다. CCTV는 지난 3월15일 ‘국제소비자의 날’엔 중국 소비자를 차별한다며 애플 때리기를 주도한 적도 있다. 당시 애플은 팀 쿡 CEO가 직접 나서서 사과를 했다. 2012년에는 맥도날드와 까르푸가 도마에 올랐고 2011년에는 금호타이어가 혼이 나기도 했다.

현지에서는 언론보도가 곧바로 정부 조사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까지 하는 모양이다. 산업 측면에서 본다면 영 근거없는 우려만은 아니다. 중국 휴대폰 시장에서 삼성은 압도적 1위다. 그러나 2위에서 6위까지를 중국기업이 바짝 추격하고 있다. 레노버, 화웨이 같은 자국 기업들이 매년 급팽창하는 스마트폰 시장을 놓고 삼성을 맹추격하는 양상이다. 이런 와중에 기획성 고발프로그램이 나온 것이다.

세계의 공장이었던 중국은 이제 세계의 시장으로 변해 있다. 중국 비즈니스에 더욱 비상한 관리시스템을 갖추지 않으면 언제 어떤 역풍을 맞을지 모르는 상황이다. 더구나 한·중 FTA 2단계 협상이 바로 다음달 시작될 예정이다. 기업들의 비상한 관심과 관리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