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미국 코닝社에 23억 달러(한화 약 2조4000억원)를 투자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게 됐다.

삼성 계열사가 굴지의 미국 회사 지분을 보유, 최대주주에 오른 것은 그룹 내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와 함께 코닝과 합작해 만든 삼성코닝정밀소재 지분은 모두 코닝에게 넘기기로 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플렉서블' 등에 보다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삼성코밍정밀소재가 아닌 코닝 본사와 직접 사업협력을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23일 삼성디스플레이는 코닝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포괄적 사업협력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는 코닝의 전환우선주를 취득하고, 코닝은 삼성디스플레이와의 합작관계 해소에 따라 삼성코닝정밀소재에 대한 단독 경영권을 확보하게 됐다.

우선, 삼성디스플레이는 23억 달러를 투자해 코닝의 전환우선주를 취득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취득하는 코닝의 전환우선주는 7년 후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삼성디스플레이는 희석기준으로 코닝의 지분을 7.4% 보유하게 되면서 최대주주의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하지만 경영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보유한 삼성코닝정밀소재 지분 43%에 대해서는 코닝이 자사주 매입방식을 통해 인수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완전히 손을 떼고 코닝이 삼성정밀소재에 대한 단독 경영권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삼성코닝정밀소재는 삼성디스플레이가 43%, 코닝社가 5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합작사로, 1995년 설립돼 LCD 기판유리를 생산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코닝과의 이번 계약 체결은 디스플레이 기판용 유리 제조 중심이었던 두 회사의 협력관계가 한 단계 격상된 것"이라며 "향후 신사업에서 두 회사의 강점을 살려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정보통신(IT)업계의 새로운 승부처가 될 '플렉서블'(휘어지는) 시장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사용하게 되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를 휘게 만들 수 있고, 접거나 구부러지는 단계까지 발전할 수 있다. 삼성전자에서 최근 내놓은 '갤럭시 라운드' 스마트폰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초기 단계 모델이다.

하지만 자유롭게 접고 구부릴수 있는 플렉서블 기기가 되려면 디스플레이 외에도 유리기판, 배터리, 인쇄회로기판 등이 모두 휘어져야 한다. 갤럭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강화유리를 공급해온 코닝은 종이나 옷감처럼 둥글게 말 수 있는 플렉서블 강화유리를 조만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