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포인트] 국회의원 지원, 정말 과도한 걸까
요즘엔 국회 방문자들이 하루에도 수천 명에 달한다. 입법 현장을 둘러보기 위해서다. 엊그제 수백 명의 청소년들이 몰려드는 모습을 보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던 한 중년 남성이 중얼거렸다. “학생들이 국회에서 뭘 배울 게 있다고…. 격투기 배우러 오는 거 아냐.”

최근 국회를 보는 외부 시각이 이런 식이다. 19대 들어서는 국회선진화법 덕분에 여야의 몸싸움이 근본적으로 없어졌음에도 국민 시선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최근 한국경제신문이 ‘독주하는 국회권력’ 시리즈를 통해 지적한 것과 같이 국회에 대한 비판과 공격이 심해지고 있다. 국회의원들은 200가지 특권을 누리면서도 일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원 특권은 국민이 비판적으로 보는 것처럼 많지 않다. 지금도 의원 전용 엘리베이터가 있고, 골프장에선 회원대우를 받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 심지어 원활한 의정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마땅히 지원돼야 할 내용들을 특권으로 몰아붙이기도 한다. 세비는 의원이 의정활동에 전념하도록 지원되는 것이며, 주유비나 차량유지비 지원 등도 같은 취지다. 출입국 때 공항귀빈실 이용이나 국회도서관 의원 열람실 등을 문제삼기도 한다. 그러나 국민 대표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주는 것은 필요하지 않을까.

한국의 의원 지원이 유난한 것인지도 비교해 볼 일이다. 단순 세비만 보면 선진국 수준에 못지않지만, 미국 영국 독일 등 선진국들은 세비 이외 지원이 적지 않다. 미국은 지역구 사무실 운영비만으로 연간 2억8000만원 정도를 지원하며, 상근 보좌관 18명에 추가로 인턴 4명까지 둘 수 있다. 영국 등 일부 국가는 지방 출신 의원이 수도에 정착할 수 있는 주거비를 지원해주기도 하고 독일 등은 낙선 시 정착금이나 퇴직수당을 지급하기도 한다.

물론 국민들이 의원들에 대한 지원 그 자체를 문제삼으려는 것은 아닐 것이다. 좀 더 민생을 챙겨달라는 것이고, 열심히 일하라는 주문임을 안다. 국회가 당리당략에 함몰되고 국민 기대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한 점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곁에서 지켜보면 대부분 의원들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치열하게 움직인다.

어디에나 양면이 있다. 잘못된 것은 비판하되 따뜻한 애정을 가지고 해달라는 것이다. 국민의 대표를 모두 미운오리새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이용호 < 국회홍보기획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