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에 당첨되면 일부분을 떼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 이를 지켜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민사4부(부장판사 김동진)는 “로또에 당첨되면 당첨금 일부를 주겠다는 약속을 지키라”며 문모씨가 지인 최모씨를 상대로 낸 약정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말로 한 약속이더라도 당첨금 분배 약정을 맺은 것으로 봐야 한다”며 “일반적인 채무 관계처럼 상대방이 돈을 갚으라고 요구한다면 돈을 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문씨는 2011년 5월 경기 성남에서 최씨 등 3명과 함께 술을 마시다 로또 네 장을 사서 한 장씩 나눠줬다.

복권을 받은 최씨는 “1등에 당첨되면 2억원을 주겠다”고 그 자리에서 약속했다. 문씨는 최씨가 실제로 로또 1등에 당첨돼 14억원을 받았지만 자신에게 8000만원만 주자 “나머지 1억2000만원을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최씨는 재판에서 “기한을 정하지도 않았으며 약속한 내용을 문서로 작성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