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급등' 反EU 정당들에 공격받는 유럽통합
유럽연합(EU)에 반대하는 정당들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8개 가입국 국민 사이에 EU에 대한 반대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데 따른 결과다.

올해 들어 반EU 정당들은 곳곳에서 세를 불리고 있다. 2009년 유럽의회 선거에서 6% 남짓의 득표율을 올렸던 프랑스 국민전선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34%의 지지율을 얻었다. 지난 13일에는 지방의회 선거에서 크게 승리해 주목받았다. 작년 총선에서 13석을 얻는 데 그쳤던 네덜란드 자유당도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27개 의석을 차지할 수 있을 정도로 지지율이 올랐다. 영국 독립당에 대한 지지율도 지난해 7%에서 올해 11%로 늘었다.

이는 EU에 대한 회의적인 여론이 높아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지난달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EU에 비판적인 회원국 국민의 비율이 43%로 긍정적(40%)이라는 답변보다 많았다. 재정위기에 따른 생활고가 문제다. 갤럽 측은 “경기 하강이 길어지면서 EU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1년 총선에서 제3당으로 부상한 핀란드의 극우정당 핀란드인당의 샘포 테로 대변인은 “나를 비롯해 1990년대만 해도 EU를 지지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반대쪽으로 돌아섰다”며 “위기에 빠진 다른 EU 회원국을 돕기 위해 구제금융 재원을 퍼주는 데 모두 지쳐 ‘이제 그만’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5월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이들 정당 사이의 제휴도 활발해지고 있다. 마린 르펜 국민전선 대표는 다음달 네덜란드 헤이그를 방문해 헤이르트 빌더스 자유당 대표를 만날 예정이다. 두 사람은 5월에도 프랑스 파리에서 만난 바 있다. 양당은 선거운동 공조를 통해 유럽의회 내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의 움직임은 이미 개별 국가 정책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는 지난 6월 ‘EU가 아닌 국가 단계에서 통제돼야 할 54개 정책영역’을 발표해 EU의 영향력을 일부 차단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취임 이후 EU의 국내 정책 결정 개입을 줄이는 정책을 계속 내놓고 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