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으로 처음 미국 중앙은행(Fed) 수장이 되는 재닛 옐런(67) 지명자는 눈에 띄지 않는 수수함과 명쾌한 소신을 함께 지닌 인물로 평가된다.

특히 그는 경제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개입을 통한 고용창출과 민생 안정을 우선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옐런은 애초 Fed 의장직을 두고 경쟁한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과 비교해 재계와 정관계에서 인지도가 사실상 '0'에 가까웠다.

심지어 한 재계 관계자는 "거칠고 결단력이 있다는 평이 난 서머스는 기업 임원들이 다들 알았지만 옐런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것이 없었다. 도대체 그 여자가 누구냐는 말이 절로 나왔다"고 WP에 회고했다.

옐런은 2010년 Fed 부의장이 된 이후에도 'Fed는 독립기관'이라는 원칙에 따라 정치권 접촉을 거의 하지 않았다.

공식 방문 기록에 따르면 옐런은 부의장으로 지명된 이래 3년간 백악관을 찾은 횟수는 단 한 차례에 그쳤다.

대학에서도 옐런은 떠들썩하게 대외활동에 공을 쏟는 교수와는 상극이었다.

1970년대말 남편인 조지 애커로프(200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교수와 함께 강의했던 런던정경대(LSE)에서도 옐런은 '스타 학자의 아내' 정도로만 알려졌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애초 앨런은 남편인 애커로프가 LSE에 영입되면서 '패키지 조건'으로 교수 자리를 얻었다.

당시 학교 동료였던 메그나드 데사이 교수는 "옐런은 LSE 내에서 매우 저평가된 존재였다"며 "진지하고 똑똑했고 요란하지 않았지만 탁월한 인재였다는 사실을 개인적으로는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1960년대 학부시절 미 브라운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게 된 과정에서도 '야망'이란 키위드는 찾기 어렵다.

사람들의 삶을 바꾸겠다는 의욕 때문에 공무원이 되고 싶었는데 마침 수학도 좋아해 경제학을 택했다는 것이다. 수수한 성격과 달리 옐런은 명확한 소신과 언변의 소유자로도 알려졌다.

WP는 친한 친구들을 인용해 그의 이런 성격을 '조용한 소신'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옐런이 12명의 이사 표결로 진행되는 Fed에서도 단순히 합의에 치중하기보다는 경기부양 정책 지지란 자신의 신념을 적극 내세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옐런이 딱 부러지는 발언으로 시장의 혼란을 줄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자주 애매한 답변으로 투자자들의 억측을 촉발한 벤 버냉키 의장과는 다른 길을 걸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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