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앞줄 가운데)이 브라질 제철소 기공식에서 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동국제강 제공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앞줄 가운데)이 브라질 제철소 기공식에서 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동국제강 제공
[창간49 글로벌 산업대전] 동국제강, 브라질 제철소 2015년 가동…'글로벌 철강' 10년 숙원 푼다
동국제강은 지구 반대편 브라질에 일관 제철소를 건설, 글로벌 철강사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수년 동안 선제적 투자로 국내에서 노후화한 비효율 설비는 과감히 폐쇄했다. 대신 지속 성장이 가능한 일류 철강 기업으로 도약을 준비했다. 제품 포트폴리오를 고급화하는 한편 브라질 고로 제철소를 건설, 세계적 철강메이커로서 거듭난다는 전략이다.

제철소 건립 주체인 브라질 CSP는 브라질 발레, 동국제강, 포스코가 각각 50%, 30%, 20%의 지분을 갖고 있다. 연산 300만t 규모의 쇳물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7월부터 본격 건설에 들어가 현재 30%가량 공사가 진행됐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은 “10년 전 처음 브라질에 제철소를 건설해야겠다고 결심할 때 꿨던 꿈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며 “브라질 제철소를 세계 최고 제철소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토목공사가 끝나면 2014년까지 구조물 공사, 기계 및 전기 설치작업, 관련 인프라 구축을 병행할 예정이다. 2015년까지 건설을 마치고 쇳물 생산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300만t의 쇳물 중 일부는 브라질 시장에서 소화하고 나머지는 슬라브 형태의 반제품으로 만들어져 한국으로 들여올 예정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브라질 제철소는 지금까지 제품의 원료를 자급하지 못했던 틀을 바꾸고, 최고 품질의 철강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브라질 일관제철소는 한국 철강 업체가 성장 잠재력이 큰 남미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는 의미가 있다. 브라질은 철광석이 풍부해 쇳물을 생산할 때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 브라질은 세계 최대의 철광석 공급 국가면서도 조강 생산량은 총 4000만t 수준으로 한국의 절반에 불과하다.

동국제강은 브라질 제철소와 국내 후판 라인을 연계, 세계 고급 후판 시장을 공략하기로 했다. 최근 들어 유가가 상승하면서 북해 심해저 유전 등 점점 더 가혹한 환경에서 자원을 생산하는 해양플랜트 발주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철강사들도 가혹한 기상에서도 견딜 수 있는 에너지용 강재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동국제강은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고급 후판 연구·개발(R&D)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온라인 가속냉각처리(TMCP)·라인파이프용·압력용기용·해양구조물용 후판 등 50여종의 새로운 후판을 개발했다. 2010년 개발 초기 고급후판 제품 판매량은 6만t에 불과했지만 2011년에는 21만t, 작년에는 30만t으로 판매가 늘어났다. 올해는 세계시장에 35만t을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작년부터 개발에 들어간 해양플랜트용 후판(에너지 후판) 분야에서도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는 해양플랜트 후판의 3대 규격인 미국(API), 유럽(EN10225), 노르웨이(Norsok) 기준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본격 수주에 나섰다.

지난 4월 세계 최대 에너지 기업인 엑슨모빌에서 해양 플랫폼 상부구조물용 고급 후판에 대해 공급사 승인을 받았다. 지난 8월에는 덴마크의 동에너지가 제작 중인 북해 해양 플랫폼 상부구조물 후판 등 4개 해양 프로젝트에 6만t 규모의 고급 후판을 공급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