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자동차 보유세의 과세 기준에 온실가스 배출량과 연비 등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친환경 차량의 보급을 확대하고, 세수 규모를 늘리겠다는 의도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4일 “배기량 하나만으로 정해져 있던 자동차 보유세 과세 기준을 다양화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며 “연비가 낮거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차량에는 기존보다 더 많은 세금이 부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가 자동차 보유세 과세 기준을 개편하려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세수 확보다. 일본은 소비세 증세로 경기회복세가 둔화되는 것을 막는다는 취지에서 2015년부터 자동차 취득세를 전면 폐지할 방침이다. 이로 인해 생기는 세수 부족분을 보유세를 늘려 메우겠다는 계산이다. 일본은 내년 4월부터 현재 5%인 소비세율을 8%로 올리고, 2015년 10월에는 10%로 추가 인상할 예정이다.

현재 자동차 보유세를 결정하는 기준은 배기량 한 가지다. 2000~2500㏄급의 중대형 차량에는 매년 4만5000엔, 660㏄ 이하 경차에는 이보다 훨씬 적은 7200엔을 부과하는 식이다. 이번에 과세 기준이 바뀌게 되면 소형차일지라도 노후돼 연비가 떨어지거나 대형차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으면 이전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

소비자들이 되도록 친환경 차량을 구매하도록 유도하겠다는 목적도 깔렸다. 일본 자동차업계가 강점으로 가진 친환경 차량 기술을 세제 측면에서도 뒷받침하겠다는 의도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