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9월26일 오후 2시41분

[마켓인사이트] 재무개선 위해 자사주 내다 판다
실적 부진으로 재무 상태가 나빠진 기업들이 잇달아 보유 중이던 자기주식(자사주)을 처분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5일까지 총 286개 상장사가 자사주를 처분하겠다고 공시했다. 처분 목적은 대부분 임직원들의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에 따른 지급 주식 마련, 특별 상여금 지급 재원 마련 등이다. 그러나 일부 기업들은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자사주를 내다 팔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현재 워크아웃(기업개선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삼부토건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57만2138주 전량을 시간외대량매매 방식을 통해 처분하기로 했다고 지난 23일 공시했다. 삼부토건은 자사주 매각이 예정대로 완료되면 38억원가량의 현금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부토건은 서울 내곡동 현인마을 개발사업을 추진하다 자금난으로 2011년 법정관리를 신청한 뒤 다시 철회했다. 그러다 작년 7월 금융권의 구조조정 대상으로 분류돼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삼부토건은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르네상스호텔을 매각하기 위해 이지스자산운용을 지난 5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며, 13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3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등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업황 부진 여파로 고전하고 있는 롯데손해보험도 지난 12일 자사주 210만주 중 88만주를 처분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롯데손해보험이 내세운 자사주 처분 목적도 재무구조 개선이다. 롯데손해보험은 시중금리 하락으로 자산운용 수익률이 낮아져 2011년 4분기부터 지난 2분기까지 7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윤희경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롯데손해보험은 저금리 상황 지속으로 인해 2011회계연도 이후 운용자산 수익률이 꾸준히 떨어지고 있어 재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롯데손해보험 외에 다른 보험사들도 다양한 방식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LIG손해보험은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 10일 서울 역삼동 사옥을 매각하기로 결정했고, 현대하이카다이렉트자동차보험은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