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글로벌 공룡 물리친 토종 마트의 비결
신세계 이마트가 국내에서 세계적인 유통 공룡 월마트와 까르푸를 물리친 비결은 무엇일까. 유통업에서 가장 중요한 ‘가격 파괴’ 마케팅을 선점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출범 초기부터 홍보활동을 강화하면서 가격 파괴 이슈로 언론을 장악했다.

전산 시스템도 외국 유통업체보다 앞섰다. 상품 구성도 달랐다. 외국 업체들은 가공식품과 일상용품 중심이었지만 이마트는 신선식품을 앞세웠다. 글로벌 유통망을 지닌 외국 업체라도 신선식품을 취급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였다. 까르푸는 값싼 중국산 제품들을 진열했지만 이마트는 질 좋은 국산 제품을 내놨다.

무엇보다 유통을 잘 아는 인재들을 많이 확보했다. 외국 업체들은 영어를 잘하는 직원을 뽑았지만 이마트는 신세계 등에서 실무를 익힌 인재들을 흡수했다. 이마트의 성공은 유통가에 혁명을 불러왔다. 주부가 혼자하던 쇼핑을 가족 단위로 바꿨다. 가격주도권도 제조업체에서 유통업체로 넘어왔다.

《다시 열정의 시대》는 신세계 이마트를 성공시킨 일등 공신이 직접 들려주는 사업 경험담이다. 1993년 창동점을 처음 연 배경부터 사업 방향 잡기와 성장 전략 등을 상세히 소개한다. 그동안 이마트의 성공 스토리를 소개한 책은 많았지만 현장을 지휘한 최고경영자가 낸 것은 처음이다.

뿐만 아니다. 저자는 이마트 대표 시절 창고형 매장 코스트코 및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와도 계약해 국내에 도입했다. 그들로부터 배운 선진 경영을 국내에 안착시킨 과정도 적었다. 유통업계 경영자와 관리자를 지향하는 모든 이들이 읽어볼 만한 스토리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