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 소홀한 연휴 틈타…공짜폰 '기습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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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보조금 경쟁…베가R3 할부원금 0원·17만원 갤S4 등장
신제품 출시전 재고 처리하고
가을실적 위해 앞다퉈 모집
연휴기간 번호이동 급증
신제품 출시전 재고 처리하고
가을실적 위해 앞다퉈 모집
연휴기간 번호이동 급증
정부의 보조금 규제로 얼어붙었던 휴대폰 판매시장이 추석 연휴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반짝 달아올랐다. 삼성전자가 올해 내놓은 갤럭시S4 가격은 17만원대까지 떨어졌다. 할부원금 0원짜리 휴대폰도 등장했다. 휴대폰 판매 대수와 비례하는 번호이동(가입자가 통신사를 바꾸는 것) 건수도 하루평균 1만8000여건에 머물던 것이 추석 연휴를 전후로 2만4000~4만건까지 늘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조만간 시장 과열 주도 사업자를 찾기 위해 조사에 착수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할부원금 0원 공짜폰”
‘갤럭시그랜드, 베가R3 할부원금 0원.’ 추석 연휴에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스마트폰 할인 행사 내용이다. 두 모델의 출고가격을 감안하면 50만~70만원가량의 보조금이 붙었다. 방통위가 정한 보조금 상한액(27만원)을 훌쩍 넘어선 규모다.
한 통신사가 공짜폰을 내놓자 경쟁사들도 일제히 보조금을 늘리며 반격에 나섰다. 보조금 경쟁에 불이 붙은 것이다. 갤럭시S4가 번호이동 조건으로 17만9800원에 팔렸다. 갤럭시S4LTE-A와 G2 등 최신 스마트폰도 40만~50만원 할인된 반값에 판매됐다.
일반 휴대폰 판매점도 마찬가지였다. 판매점들은 “명절선물 쏩니다” 등의 광고 문구로 가입자 모집에 나섰다. 판매점 직원들은 “추석 연휴가 지나면 할인도 끝난다”며 호객했다. 닷새간 모집한 가입자의 전산 처리가 이뤄진 지난 23일 KT의 일부 전산망이 마비되기도 했다. 개통 물량이 몰린 탓이다.
○하루 번호이동 4만건 육박
휴대폰 판매점 시장은 추석 전주인 12일부터 과열되기 시작했다. 최근 휴대폰 번호이동 건수는 하루평균 1만8000여건에 머물렀다. 방통위가 처음으로 특정 사업자 한 곳만 골라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는 등 단속을 강화하자 통신사들이 보조금 경쟁을 꺼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12일과 13일 이틀간 번호이동 건수는 3만~4만건에 달했다. 연휴엔 하루평균 2만4400여건을 기록했다. 모두 방통위가 시장 과열 기준으로 삼는 2만4000건을 초과한 규모다.
연휴 기간 번호이동 시장의 승자는 LG유플러스였다. 뺏고 빼앗기는 전쟁 끝에 가입자가 1만2315명 늘었다. SK텔레콤 가입자도 4186명 증가했다. 반면 KT 가입자는 1만6501명 감소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KT가 광대역 LTE 서비스를 시작해 대대적인 ‘황금주파수’ 마케팅을 벌였음에도 가입자를 끌어모으는 데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방통위 조사 나서나
추석 연휴에 보조금 경쟁이 치열해진 것은 연휴가 길어 감시가 소홀해졌기 때문이다. 연휴 동안엔 통신사들이 전산망을 가동하지 않아 번호이동 건수도 집계되지 않는다. 9월 말이 기업들의 실적과 인사평가 시즌인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영업조직에서 보조금을 써서라도 실적을 높이려고 했을 것이란 얘기다. 이달 말부터 연말까지 갤럭시노트3 아이폰5S 뷰3 등 새로운 스마트폰이 대거 나옴에 따라 갤럭시S4 등 기존 모델 재고 처리를 위한 움직임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연말 전자업체들이 새로운 스마트폰을 내놓고 통신사들이 광대역 LTE와 LTE-A 등 새로운 서비스 마케팅에 나서 보조금 경쟁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9월에도 주말 반짝 보조금 정책으로 가입자가 크게 늘지 않자 주중으로까지 보조금 전쟁이 번졌다”고 말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추석 연휴에 보조금 시장이 과열된 것이 사실”이라며 “일단 현재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지켜본 뒤 불시에 조사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할부원금 0원 공짜폰”
‘갤럭시그랜드, 베가R3 할부원금 0원.’ 추석 연휴에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스마트폰 할인 행사 내용이다. 두 모델의 출고가격을 감안하면 50만~70만원가량의 보조금이 붙었다. 방통위가 정한 보조금 상한액(27만원)을 훌쩍 넘어선 규모다.
한 통신사가 공짜폰을 내놓자 경쟁사들도 일제히 보조금을 늘리며 반격에 나섰다. 보조금 경쟁에 불이 붙은 것이다. 갤럭시S4가 번호이동 조건으로 17만9800원에 팔렸다. 갤럭시S4LTE-A와 G2 등 최신 스마트폰도 40만~50만원 할인된 반값에 판매됐다.
일반 휴대폰 판매점도 마찬가지였다. 판매점들은 “명절선물 쏩니다” 등의 광고 문구로 가입자 모집에 나섰다. 판매점 직원들은 “추석 연휴가 지나면 할인도 끝난다”며 호객했다. 닷새간 모집한 가입자의 전산 처리가 이뤄진 지난 23일 KT의 일부 전산망이 마비되기도 했다. 개통 물량이 몰린 탓이다.
○하루 번호이동 4만건 육박
휴대폰 판매점 시장은 추석 전주인 12일부터 과열되기 시작했다. 최근 휴대폰 번호이동 건수는 하루평균 1만8000여건에 머물렀다. 방통위가 처음으로 특정 사업자 한 곳만 골라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는 등 단속을 강화하자 통신사들이 보조금 경쟁을 꺼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12일과 13일 이틀간 번호이동 건수는 3만~4만건에 달했다. 연휴엔 하루평균 2만4400여건을 기록했다. 모두 방통위가 시장 과열 기준으로 삼는 2만4000건을 초과한 규모다.
연휴 기간 번호이동 시장의 승자는 LG유플러스였다. 뺏고 빼앗기는 전쟁 끝에 가입자가 1만2315명 늘었다. SK텔레콤 가입자도 4186명 증가했다. 반면 KT 가입자는 1만6501명 감소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KT가 광대역 LTE 서비스를 시작해 대대적인 ‘황금주파수’ 마케팅을 벌였음에도 가입자를 끌어모으는 데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방통위 조사 나서나
추석 연휴에 보조금 경쟁이 치열해진 것은 연휴가 길어 감시가 소홀해졌기 때문이다. 연휴 동안엔 통신사들이 전산망을 가동하지 않아 번호이동 건수도 집계되지 않는다. 9월 말이 기업들의 실적과 인사평가 시즌인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영업조직에서 보조금을 써서라도 실적을 높이려고 했을 것이란 얘기다. 이달 말부터 연말까지 갤럭시노트3 아이폰5S 뷰3 등 새로운 스마트폰이 대거 나옴에 따라 갤럭시S4 등 기존 모델 재고 처리를 위한 움직임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연말 전자업체들이 새로운 스마트폰을 내놓고 통신사들이 광대역 LTE와 LTE-A 등 새로운 서비스 마케팅에 나서 보조금 경쟁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9월에도 주말 반짝 보조금 정책으로 가입자가 크게 늘지 않자 주중으로까지 보조금 전쟁이 번졌다”고 말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추석 연휴에 보조금 시장이 과열된 것이 사실”이라며 “일단 현재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지켜본 뒤 불시에 조사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