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이후 국내 증시는 미국의 양적완화 유지 결정을 단기 호재로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고용시장이 아직 회복되지 않아 자산매입 규모를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20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벤 버냉키 Fed 의장은 전날(19일·한국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 따라 월 850억달러 규모의 자산매입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FOMC 회의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재 미국의 고용시장이 기대에 못미친다"며 "최근 몇 달 새 나타난 금융시장 위축이 전체 경기 둔화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점진적인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시기는 미 경제지표의 회복세에 따라 연말에 재논의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번 미 FOMC의 결정은 시장의 예상을 벗어나는 결과다. 전문가들은 앞서 이번 회의에서 자산매입 규모가 100억~150억달러 줄어들 것으로 점쳤다.

기존 예상을 벗어나는 조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은 일단 호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연말까지 현재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발언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덜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버냉키 의장의 발표 후 미 뉴욕 증시는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가 모두 1% 이상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날 아시아증시도 일본 닛케이255지수가 1.80% 오르는 등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센터장은 "이번 Fed의 결정은 당분간 금융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그러나 양적완화를 유지한다는 방침이 예상을 벗어나는 결과이기 때문에 언제든 불확실성이 커질 우려도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테이퍼링이 지연되면서 향후 Fed의 결정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가 떨어질 우려도 있다는 것.

폴 해시워스 캐피탈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연준 인사들의 최근 발언들은 연준 내부에서도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