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기 회복에 가속도가 붙을 거다. 미국 주식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여전히 낮기 때문에 추가 상승 여력이 높다.”

박경림 얼라이언스번스틴자산운용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전무·사진)는 “특히 미국 부동산 시장 회복과 가계 소비 증가로 수혜를 볼 수 있는 은행, 경기민감 소비재 관련 주식이 유망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전무는 글로벌자산운용사 얼라이언스번스틴의 해외주식펀드를 국내에서 총괄관리, 감독하고 있는 해외주식 전문가다.

올 들어 상승세를 지속한 미국 주식은 밸류에이션 수준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여전히 미국 주식에서 투자 기회가 많으냐는 질문에 “미국 주식이 싸다”는 점을 여러 번 강조했다. “올해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미국 S&P지수의 연말 주가수익비율(PER)은 14배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역사적 평균이 18배임을 감안하면 하단 부위에 속할 정도로 낮다”고 했다.

그는 미국 주식 중에서도 소비 증가 수혜주인 유통, 홈인테리어 등의 경기민감 소비재 분야를 유망업종으로 꼽았다. 지난 1분기 미국 가계의 순자산 규모가 역사적 최고점을 넘어선 데다 가처분 소득도 증가세로 앞으로 가계의 소비가 늘어날 여지가 높아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현재 PER 11배 수준으로 평균 수준(14배)보다 낮은 대형 은행주도 관심을 둘 만하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일부 종목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3%, 배당률도 3% 수준으로 매력적이란 평가다. 미국 부동산 시장의 회복 여력이 커지고 있는 점도 은행주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공급이 거의 없었고, 지난 1년간 미국의 주택가격 상승폭은 10~12% 정도였다”며 “미국 주택 재고 수준은 역사적 최저 수준으로 연간 평균 150만채 신규 수요를 감안하면 미 주택시장은 본격적인 회복세에 진입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 대형주가 중소형주 대비 상승세가 두드러질 것”이란 점도 강조했다. 국내 주식과 마찬가지로 미국 중소형주의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더 크지만 소비 시장이 성장하면서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경쟁력이 높은 대형주 위주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