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의 학비 부담이 연평균 245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성북구의 우촌유치원은 연간 1253만원으로 웬만한 사립대 등록금(2013학년도 평균 733만9000원)을 웃돌았다.

교육부는 유치원 정보공시 사이트인 유치원알리미(e-childschoolinfo.moe.go.kr)를 통해 원비 현황, 회계 결산서, 유치원 규칙, 법령 위반내용 및 조치결과 등 4개 항목을 1일 공시했다. 이번 공시에 국립 3개원, 공립 4516개원, 사립 4040개원 등 모두 8559개원이 참여했다.

이번 공시부터 유치원비를 학부모의 실질부담금과 국가부담금으로 구분해서 공시하게 해 과거와 달리 실제 학부모가 내는 비용의 규모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만 5세 이상 기준 교육 과정과 방과 후 과정 비용을 합한 월 교육비는 사립유치원이 전국 평균 19만1737원으로 공립의 1만3285원보다 14배 많았다. 월 교육비를 연간으로 환산하고 매년 부담하는 입학 비용을 더한 연간 비용은 사립이 244만7712원, 공립은 16만6981원이었다.

만 3세의 학부모 실질 부담금은 사립이 19만1352원, 국·공립은 7832원이고, 만 4세는 사립이 19만3294원, 국·공립은 1만2106원이었다.

지역별 사립유치원 월 교육비는 만 5세 이상 기준으로 서울이 27만1682원으로 가장 비쌌다. 인천(22만7521원) 경기(21만9737원) 울산(21만1468원) 등도 20만원을 웃돌았다. 반면 강원(9만5526원)과 충북(9만5871원)은 유치원비가 서울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유치원인 우촌유치원은 월 교육비가 100만원으로 서울 사립 평균의 네 배 가량 됐다. 이 유치원은 학급당 원아 20명에 내국인 교사 2명과 원어민 보조 교사 1명을 배치하며 영어로 수학이나 사회 등 주요 과목을 가르치는 ‘이머전 교육’을 국내에서 가장 먼저 도입했다.

경기 용인의 강남대부설유치원(71만5000원), 서울 성동구 한양여대부속유치원(71만1600원), 서울 강동구 의명유치원(69만7000원), 서울 성동구 프라임유치원(67만5830원) 등도 교육비가 비쌌다. 이 유치원들은 영어를 유아 영어학원(속칭 영어유치원) 수준으로 가르치면서도 교육 당국의 감독을 받는 정규 유치원이라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작년 유아 영어학원의 월평균 교육비는 서울이 78만원, 전국이 57만원이었다.

이번에 새로 공시된 유치원 특성화 활동비는 만 5세 기준 사립유치원이 3만8784원으로 공립 3만3551원보다 5233원(15.6%) 비쌌다. 교육부는 특성화 활동의 적정기준을 반영한 방과 후 과정 운영기준을 마련해 내년부터 유치원 방과 후 과정 지도·점검에 활용할 예정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