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9일 “일감 몰아주기 규제로 건설적으로 하는 일까지 손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며 “옥석을 가리고 엉뚱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중견기업 대표 30명과 오찬간담회를 하면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 정말 억울하게 당한 사례도 최근에 있었는데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지난 7월 국세청이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 부과 대상을 선정할 때 6200여개 기업 중 중소·중견기업이 대부분이어서 논란이 빚어졌던 것을 얘기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가업을 이어가면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중견기업의 경우 평가 기준을 달리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고려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연구개발(R&D)을 늘리는 중견기업에 세제 혜택을 늘려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중견기업은 우리 경제의 허리”라며 “중소기업이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커나갈 수 있도록 중견기업 성장 사다리 구축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제2차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는 “고용복지 정책이나 경제민주화 정책도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그래야 따로 놀지 않고 전체가 다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민주화 입법과 관련, “많은 법안이 쏟아지고 있는데 좋은 의도로 했지만 독소 조항이 돼 실제 현장에서는 무지무지 고통이 되는 수가 있다”며 “그런 것은 한번 걸러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