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은 글로벌 시장 진출에선 한발 늦었다. 그러나 최근엔 해외에서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카카오톡은 현재 필리핀의 애플 앱스토어 장터에서 무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분야 인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필리핀에 진출한 지는 불과 한 달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한류 스타인 빅뱅과 필리핀 인기 여가수 사라 제로니모를 등장시킨 TV광고가 필리핀 사람들에게 큰 인상을 주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3월 말에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도 TV광고를 내보내며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말 야후재팬과 합작해 ‘카카오 재팬’을 운영하고 있다. 덕분에 카카오톡은 지난 7월 세계적으로 1억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했다.

다만 경쟁업체만큼 자금력과 인력이 충분치 않은 점은 카카오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지난해 텐센트로부터 870억원을 투자받은 게 ‘독이 든 성배’를 마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카카오의 지분 13.8%를 가져가며 2대 주주 지위를 차지한 텐센트가 카카오의 전략을 다 들여다보면서 위챗에 이를 적용하는 한편 해외에서는 카카오톡의 진출을 견제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카카오 측은 “카카오톡과 위챗은 해외에서 공정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며 “카카오는 비용을 덜 쓰면서도 각국 문화에 맞는 현지화 전략으로 해외 진출에 본격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