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 추석선물시장, 내수 불쏘시개 될까
민족 대명절 추석은 큰 보름달만큼이나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올해는 불경기 속에서 맞는 추석이지만 소비 자체는 적잖은 수준이다.

유통업계는 추석 선물시장 규모를 2조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매출 기준 상위 3대 대형마트와 백화점, 편의점은 올해 8000억원어치의 추석 선물세트가 팔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 3대 백화점의 상품권 판매금액은 7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선물세트’라는 이름을 달진 않았지만 옷 지갑 등도 일부 선물용으로 팔리고 홈쇼핑 온라인몰 전통시장 매출의 일부도 추석 선물용인 것을 감안하면 전체 시장 규모는 2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게 업계 추정이다.

고용 효과도 크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선물 배송과 상담 등을 위해 15~20일간 아르바이트 직원을 고용한다. 롯데백화점은 다음달 2일부터 18일까지 추석 선물세트 행사장에 근무할 직원 6500명을 모집하고 있다. 주요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이번 추석에 채용하는 인원은 1만2000여명에 이를 전망이다.

설 세뱃돈만큼은 아니지만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추석 때 만난 친척들에게서 받는 용돈도 소비 진작 효과를 일으킨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는 추석 연휴가 지나고 나면 완구와 디지털기기 판매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추석 선물은 시대에 따라 조금씩 변해 왔다. 1960년대까지는 설탕과 라면이 주된 추석 선물이었다. 1970년대 고도 성장기를 거쳐 1980년대엔 넥타이 지갑 셔츠 등이 인기 상품으로 떠올랐다. 건강을 중시하는 풍조 속에 친환경 과일과 유기농 가공식품이 2000년대 들어 추석 선물로 인기를 끌었다. 백화점 상품권은 1994년부터 본격 발행되기 시작해 매년 10% 이상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