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경부고속도 완공 뒤엔 서울 지하철 1호선 건설에 참여
1964년 이후 기술사 4만여명 탄생
당시 기술사 시험에 응시하려면 현장 경력이 9년 이상(현재는 학력에 따라 4~8년)이어야 했다. 시험 응시 자격을 갖춘 사람이 드물었기 때문에 1회 기술사 합격자들은 최고의 현장 전문가로 인정받았다.
김 기술사는 “최첨단 교통수단이었던 철도 현장에서 10년 이상 근무했다 해도 경부고속도로 건설은 이론을 처음으로 현장에 적용하는 작업이라 몇 배는 더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그는 “내가 도상설계를 하면 박 전 대통령은 함께 헬기를 타고 설계구간을 점검할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고 말했다.
1970년 7월 경부고속도로가 완공되자 김 기술사는 철도청으로 복귀해 서울 지하철 1호선 건설에 참여했다. 그는 “우리 기술로 만든 지하철이 지금도 운행하는 것을 보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김 기술사나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160층·828m) 시공 개요(메소드 리포트)를 작성한 강선종 기술사(태영건설 기술연구소 부소장)처럼 기술사는 한국 개발연대에 현장 기술 발전을 이끈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산업계 출신 국회의원인 권은희(새누리당·컴퓨터시스템운용) 한정애(민주당·산업위생관리) 의원 등도 기술사 자격을 갖고 있다.
대한민국 발전 현장을 지켜온 기술사 시험이 100회를 맞아 23일 국가자격 홈페이지 큐넷(Q-net)을 통해 최종 합격자 366명을 발표했다. 1964년 철도 등 64개 전문분야에서 67명의 제1회 기술사가 나온 이후 지금까지 총 4만3623명이 자격을 땄다.
건축시공기술사가 8546명(19.6%)으로 가장 많고 8313명(19.0%)의 토목시공기술사, 1255명(2.8%)의 토목구조기술사가 그 뒤를 잇는다. 남성 기술사가 4만2571명으로 전체의 97.6%를 차지한다. 하지만 식품기술사(803명 중 107명·13.3%), 정보관리기술사(769명 중 103명·13.4%) 등은 여성 비율이 높은 편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