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8월21일 오후 3시 6분
증권사의 기업공개(IPO) 담당자는 주식시장에 신상품을 발굴해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좋은 ‘선구안’을 가진 IPO 담당자가 많을수록 주식시장에는 우량 기업이 늘어나고, 주식 투자자들은 투자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작년 이후 최근까지(지난 20일 종가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총 43개 종목의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률을 대표 주관사별로 따져본 결과, 한화투자증권이 상장시킨 기업들의 평균 주가 상승률이 65.24%로 가장 높았다.

한화투자증권은 작년 이후 나노스와 우양에이치씨가 상장할 때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공모주 청약 당시 7000원이던 나노스의 주가는 상장 이후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려 한때 2만2211원(지난 5월8일)까지 치솟았다. 최근 조정을 받아 1만4250원까지 떨어졌지만 공모가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103.57%)으로 뛰었다. 나노스는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의 핵심 부품인 적외선 차단 필터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업체다. 작년 이후 스마트폰 부품주들의 주가가 일제히 강세를 나타낸 덕분에 나노스의 주가 역시 호조를 보였다. 한화투자증권이 대표 주관사를 맡은 우양에이치씨는 현재 6980원으로 공모가(5500원) 대비 26.91% 오른 상태다. 오희열 한화투자증권 기업금융본부장은 “계열 벤처캐피털인 한화인베스트먼트가 기술력에 대한 평가 역량이 있어 다른 증권사에 비해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 다음으로는 현대증권이 상장시킨 기업들의 평균 주가 상승률이 55.35%로 높았고, 교보증권(54.90%) 신한금융투자(39.14%) 등이 뒤를 이었다.

IPO 부문의 전통 강자인 우리투자증권은 엑세스바이오 DSR 아이센스 등 9개 기업의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이들 종목은 평균 주가 상승률도 30.79%로 비교적 양호한 편에 속했다. 9개 기업 중 공모가 대비 주가가 하락한 종목은 디젠스(-0.83%) 메지온(-35.42%) 등 두 곳이었다.

우리투자증권과 IPO 부문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은 총 8개 기업의 대표 주관사 역할을 했는데, 이들 기업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9.95%로 저조했다.

상장 기업들의 평균 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곳은 KDB대우증권(-2.89%)이 유일했다. 대표 주관사를 맡은 기업도 2곳에 불과했다. 대우증권이 작년 2월 상장시킨 휴비스는 공모가 대비 주가가 9.84% 하락했고, CJ헬로비전은 주가가 거의 제자리걸음(4.06%)을 면치 못하고 있다. 휴비스의 경우 상장하기 전부터 공모가가 너무 높아 상장 후 주가 상승 여력이 높지 않을 것이란 비판적인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우증권은 대표 주관사를 맡았던 중국 고섬이 회계투명성 문제로 거래가 정지되는 사건이 터진 이후 IPO 부문의 역량이 급격하게 약화됐다”고 평가했다.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률이 높은 것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상장 이후 주가가 많이 올랐다는 것은 기업이 IPO 과정에서 ‘몸값’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