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오후 영화 '설국열차'(봉준호 감독, 모호필름·오퍼스픽쳐스 제작) GV(관객과의 대화)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렸다.
이날 GV는 봉준호 감독뿐 아니라 '설국열차'의 원작자 장 마르코 로셰트(그림)·뱅자맹 르그랑(글)이 함께 참석했으며, 영화평론가 이동진이 진행을 맡았다
이동진은 "'설국열차'의 캐스팅을 바꿔본다면 어떤 배우로 하고 싶나?"라는 질문을 던졌다. 영화 '설국열차'에는 외국 배우가 대거 출연했다.
이에 봉준호 감독은 "해봤던 생각이다"며 "틸다 스윈튼이 연기한 메이슨 역할은 성을 다시 남자로 바꿔서 오광록이 하면 어떨까 싶다. 아마 영화가 길어질 것 같다. 메이슨의 연설을 오광록이 다 하려면 한참 걸릴 듯하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어 그는 "크리스 에반스가 연기한 커티스 역으로는 외롭고 가여운 이미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강동원이 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그런데 도끼 휘두르다 자신의 몸을 못 이기고 쓰러질 것 같아 걱정되기도 한다. 하지만 완벽히 소화한다면 더 멋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봉준호 감독은 “80년대 이 만화가 처음 나왔을 때 나는 중학생이었고, 크리스 에반스는 아주 어렸고, 틸다 스윈튼은 데릭 저먼 감독과 열심히 영화를 찍고 있었을 거고, 박찬욱 감독은 충무로에서 어느 영화인가의 연출부였을 것이다. 그리고 한국에 있는 작은 출판사에서 원작을 출판하고, 나는 평소처럼 만화 가게를 어슬렁거리다가 이것을 보게 되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 이 영화를 찍게 되었고, 마침내 이런 시간까지 왔다는 모든 게 신기한 일처럼 느껴진다”는 감동적인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장 마르크 로셰트의 프랑스 만화를 원작으로 한 '설국열차'는 갑자기 찾아온 기온 이상으로 혹독한 추위가 닥친 지구에서 유일한 생존처인 열차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현재 800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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