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화학주들이 시장 눈높이보다 나은 2분기 성적표를 내놓았다. 정유·화학주들이 2분기 최악의 실적을 피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1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의 2분기 영업이익은 5015억18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49% 늘어났다. 시장 눈높이를 소폭 웃도는 수준으로 컨센서스(평균 추정치)보다 2.71% 높았다.

이날까지 실적을 내놓은 기업 중 절반 가량이 컨센서스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거나 충족했다.

SK이노베이션롯데케미칼 S-Oil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흑자 전환했다. SK이노베이션은 컨센서스보다 26% 이상 개선됐다. 금호석유는 컨센서스보다 3.96% 웃돈 767억 원의 이익을 냈다. 롯데케미칼은 컨센서스에 소폭 못미쳤다.

일부 종목들은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2분기 실적을 내놓았다. 업종 실적이 크게 나쁘진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황규원 동양증권 연구원은 "업종 전반적으로 우려보다 나은 실적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며 "6월 중 환율이 급등한 데 따른 일시적인 개선 효과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환율 효과'로 실적이 개선된 측면이 커 기업 체질(펀더멘털)이 본격적으로 좋아졌다고 말하긴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황 연구원은 "정유화학 업황은 지난 4월까지 악화되다가 5월 이후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며 "업황 회복이 추세적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7, 8월 제품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지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6월부터 시작된 제품가격 상승이 7, 8월에도 꾸준히 나타났는지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현재까지는 정유화학 업종의 실적 개선이 3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원용진 하나대투증권 연구워은 "원재료와 제품 가격 차이(스프레드)를 볼 때 정유화학의 실적 개선이 3분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면서 "4분기에는 계절적 요인으로 화학은 다소 부진하고 정유 쪽은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원 연구원은 "실적이 극적으로 좋아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며 "2차 전지 등 다양한 사업 부문으로 실적이 좋은 LG화학이 안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