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3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다시 보기(Resee)’. 뮌스터 뮌헨 도르트문트 등을 여행하며 카메라 렌즈에 포착한 거리와 빌딩, 지하철 대성당 등을 사진 콜라주 형태로 재구성한 근작 16점이 나와 있다.
장씨는 자신의 작품 경향에 대해 “전통 조각의 무거움을 감당하기 힘들어 가벼운 조각을 생각했다”며 “사진 기법과 재료를 덧붙이는 소조기법을 혼합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학 시절 피라미드를 닮은 책상 모서리를 보고 생각해 낸 작업”이라며 “다양한 풍경을 화면에 그리듯이 보존할 만한 명소 역시 조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성당 등을 아름다운 사진 조각으로 재현했다”고 덧붙였다.
직접 촬영한 장소를 입체 형태로 재현해 사진과 조각, 회화의 틈새를 파고든 그는 일상의 풍경 이미지를 현실로 불러내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작품을 정면에서 바라보면 촬영한 본래 풍경을 볼 수 있지만 위치를 바꾸면 화면이 분열되거나 사라져 또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쾰른대성당을 모델로 한 작품, 뮌스터 아이네 퀼든 교회를 찍은 1m 크기의 작품은 관람객의 위치에 따른 화면의 변화를 통해 시공간의 인식 차이를 잘 보여준다.
장씨는 “카메라로 보는 세상과 눈을 통해 보는 세상에는 차이가 있다”며 “우리가 세상을 느끼는 방식과 세상이 실제로 존재하는 방식의 차이를 시각 예술로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