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비싼 원재료 계약을 끝내고 올해부터 '활짝' 웃을 것으로 기대됐던 LG이노텍이 여전히 울상이다. LG이노텍의 환골탈태를 기대했던 전문가와 투자자들은 실망과 동시에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올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루비콘테크놀로지와의 결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LG이노텍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126% 증가한 357억원. 매출은 18% 감소한 1조5391억원이었다. 광학솔루션과 기판 등이 실적을 견인했지만 LED사업부가 여전히 힘을 쓰지 못했다.

LED사업부는 올 2분기 3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를 이어나갔다. 지난 분기 493억원 영업손실에 비해 적자폭을 줄였지만 미흡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증권가에서는 LED사업부가 올 3, 4분기에도 각각 297억원, 200억원의 영업손실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ED사업부문의 발목이 잡힌 것은 3년 전이다. LG이노텍은 2010년 세계 최대 발광다이오드(LED) 소재 업체인 미국 루비콘과 계약한 뒤 울며겨자먹기로 3년간 거래해왔다. 당시 루비콘과의 계약을 마치자마자 글로벌 LED 시장이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원재료(잉곳, 웨이퍼) 값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LG이노텍은 계약을 무르지도 못하고 비싼 값에 원재료를 들여와야 했다. 때문에 가격 조정 등 탄력적인 시장 대응도 하지 못했다.

지난해 말 루비콘과의 계약이 드디어 완료되면서 LG이노텍에 대한 기대감은 커졌다. 그러나 원재료 가격 하락 부분은 늘어난 고정비가 차지했다.

김운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LED공장의 가동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인건비 등 고정비용이 증가하면서 원재료값 인하 효과는 눈에 띄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표 HMC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가동률은 60% 수준으로 고정비를 커버하기에는 여전히 낮은 수치”라고 전했다. 현재 LED시장은 TV시장의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정체 상태이기 때문이다.

전망도 밝지 않다. 임돌이 신영증권 연구원은 “TV용 LED의 가격 하락 및 매출 부진으로 LED 사업 흑자전환은 빨라야 4분기는 돼야 가능할 듯하다”며 “여건이 받쳐주지 못한다면 LED 사업의 흑자전환은 2014년으로 미뤄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