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의 채무에 대한 본격적인 감사에 착수했다. 시진핑-리커창 정부가 중국 경제의 최대 리스크로 지목돼온 지방정부 채무 문제의 해결책을 모색하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28일 인민망 등에 따르면 국무원은 최근 중국 감사원에 긴급 전문을 보내 전국의 정부성 채무에 대해 감사를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이번 주부터 감사팀을 각 지방에 파견할 방침이다. 감사원이 지방정부의 채무에 대해 감사에 나서는 것은 2010년 이후 3년 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전국의 지방정부 채무는 약 10조7000억위안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후 지방정부의 채무는 매년 급속히 증가해 최근 20억위안이 넘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런데도 중국 정부는 공식적인 수치를 공개하지 않아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이에 따라 서방의 언론들은 정부의 규제를 받지 않는 그림자금융과 지방정부 채무를 중국 금융의 양대 리스크로 꼽아왔다. 지방정부의 채무는 대부분 부동산을 담보로 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은 것이다. 따라서 부동산 경기가 악화될 경우 지방정부의 파산, 은행의 부실 등으로 이어져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가오페이융 사회과학원 재경전략연구원 원장은 “지방정부 부채의 문제는 규모가 아니라 급속한 증가 속도에 있다”며 “실제 파산 사태가 발생할 경우 중앙정부가 막아주겠지만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들이 져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 4월 대표적 그림자금융 상품인 은행 자산운용상품(WMP)의 판매와 운용을 대폭 규제하는 조치를 내놨다.

6월에는 자산운용상품의 만기 등으로 은행들의 자금난이 심화되는데도 인민은행이 유동성을 공급하지 않아 시보(상하이은행 간 금리)가 14%나 급등하기도 했다. 이 조치로 자산운용상품의 규모가 크게 준 것으로 추정된다.

또 이달 들어서는 은행의 대출 금리를 사실상 자유화하는 개혁 조치를 내놨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금융개혁의 일환으로 지방정부의 채무에 대해 칼을 들이대려는 시도로 해석하고 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