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국가가 엄마가 되어주면…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왔다. 3박4일 동안 박 대통령이 보여준 ‘온유한 카리스마’ 외교는 여성이 가진 경쟁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은 34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여성의 사회활동 환경을 평가하는 ‘유리천장 지수’에서 꼴찌의 불명예를 안고 있다. 박 대통령에서 보듯이 이 시대의 여성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다면 결국 대한민국의 미래는 여성 경쟁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내가 이처럼 여성 경쟁력에 대해 확신하는 이유는 여성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서 나타난 결과 때문만은 아니다. 바로 나 자신이 지난 13년간 서비스 산업 분야에서 사업가의 길을 걸으며 여성의 경쟁력을 피부로 느꼈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 회사는 주된 사업 분야인 웨딩서비스, 패밀리서비스의 특성상 전체 임직원 200여명 중 70% 이상을 여성 인력이 차지한다. 놀라운 사실은 양적인 우위를 넘어 대부분의 직군에서 남성보다 여성의 활약이 두드러지며 보다 큰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이유로 나는 일찍이 여성 인력의 경쟁력을 확신했고 나의 확신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직 풀지 못한 난제가 있다. 현실적으로 많은 여성이 결혼과 출산을 기점으로 일과 육아 사이에서 장애물을 만나게 되고, 업무 효율성이 급격히 저하된다는 것이다. 이는 개인은 물론 회사로서도 큰 손실이기에 여성이 일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위해 나름의 노력도 하고 있다. 아직 큰 기업처럼 사내 보육시설 등을 마련하지는 못했지만 자유근무시간제라든지 육아휴직제도, 사내동호회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일하기 좋은 환경 마련과 가족친화적 경영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로서 이런 제도를 운영하는 데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내가 느낀 점은 회사 차원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인 보육문제 지원책 등 국가 차원의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얼마 전 3년째 여성가족부 가족홍보대사로 위촉됐을 때 조윤선 장관의 말씀이다. “일하는 여성들을 위해 국가가 엄마가 돼 줘야 한다.

” 그 말을 듣고 무릎을 탁 쳤다. 여성 중심 기업의 CEO로서 줄곧 느껴 온 고충을 이해받은 기분이랄까? 국가가 여성을 키워주면, 여성은 국가를 키워줄 것이니 참으로 조화롭지 않은가?

김태욱 <아이패밀리SC·굿바이셀리 대표 ktw22@iwedd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