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브 공식 발매식 및 이뇨복합제 독점판매권 계약식’이 23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마퀴스호텔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박인석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 최태홍 보령제약 사장, 김승호 보령제약 회장, 카를로스 위드필드 스텐달 사장, 에르네스토 무뇨즈 스텐달 부사장. 보령제약 제공
‘카나브 공식 발매식 및 이뇨복합제 독점판매권 계약식’이 23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마퀴스호텔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박인석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 최태홍 보령제약 사장, 김승호 보령제약 회장, 카를로스 위드필드 스텐달 사장, 에르네스토 무뇨즈 스텐달 부사장. 보령제약 제공
보령제약(회장 김승호)이 개발한 토종 고혈압 치료제 신약 ‘카나브’가 수출 1억달러 고지를 넘는다. 20호까지 나온 국산 신약 가운데 수출 1억달러를 돌파한 것은 카나브가 처음이다.

김승호 보령제약 회장은 23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마퀴스호텔에서 열린 카나브 공식 발매식 및 이뇨복합제 독점판매권 계약식에서 “국내에서 성공한 신약이 해외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겨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

◆‘중남미서 성공모델 구축’

이날 행사는 보령제약이 2011년 11월 라이선싱아웃(특허기술사용허가) 형태로 멕시코 스텐달사와 3000만달러 수출계약을 체결한 지 1년8개월 만에 열렸다. 스텐달은 20여개월간의 허가 절차를 마치고 이달부터 현지 판매에 들어간다.

보령제약은 또 스텐달과 이뇨복합제인 ‘카나브플러스’에 대해서도 2600만달러 규모의 추가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9월 브라질 제약사 아쉐와는 4310만달러어치의 카나브 수출계약을 맺었다. 멕시코와 브라질 등 중남미에서만 9910만달러어치를 판매하는 셈이다.

여기에다 올해 1월 러시아와 4310만달러 규모의 카나브 수출계약을 맺은 것을 포함하면 수출액은 1억4000만달러를 넘는다.

김 회장은 “외국 제약사로부터 달러가 들어오는 것을 직접 보니 우리가 수출을 제대로 했다는 실감이 난다”며 “세계시장 평균보다 2배가량 높은 10%대의 연평균 성장률을 보이는 중남미에서 국산 신약의 새로운 성공모델을 만들어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박인석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 이경호 한국제약협회장 등 정부와 업계 고위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카나브의 중남미 진출이 그 규모나 의미에서 남다르다고 봤기 때문이다.

박 국장은 축사에서 “이번 계약은 보령제약의 경사인 동시에 한국 제약사가 중남미 시장을 처음 개척했다는 점에서 업계 모두의 경사”라고 말했다.

이 협회장도 “카나브를 통해 한국의 신약 개발 능력과 기술 수준이 글로벌 제약사 단계까지 올라왔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우수한 약효에 가격경쟁력까지

카나브는 혈압 상승 원인 효소인 안지오텐신이 수용체와 결합하지 못하도록 차단해 혈압을 떨어뜨리는 약물이다.

보령제약이 12년 동안 50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해 2010년 내놓은 신약이다. 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나온 고혈압 치료제로 가격경쟁력을 갖춰 인기를 끌고 있다. 카나브 판매가격은 다국적 제약사들의 비슷한 제품 대비 70% 이하다.

보령제약은 또 이 약의 효능을 증명하기 위해 시판 이후 4상 임상시험을 국내 최대 규모로 실시했다. 3상은 ‘환자를 대상으로 안정성과 약효를 증명하는 허가 전 최종 임상시험’이고 4상은 시판된 뒤 ‘최적 사용법과 위험 정보 등을 파악하기 위한 시험’이다. 최태홍 보령제약 사장은 “1만4151명의 한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4상 결과와 가격경쟁력을 스텐달이 확실히 인정해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국내 신약들이 보였던 해외시장에서의 한계를 카나브가 뛰어넘은 만큼 이제는 경쟁 상대를 노바티스나 베링거인겔하임과 같은 글로벌 제약사로 높여잡아 고혈압 치료제 세계 1등을 노리겠다”고 강조했다. 카나브는 지난해 국산 신약으로는 최대 규모인 253억원의 생산실적과 20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멕시코시티=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