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참의원 선거 압승으로 자신의 정치력을 더욱 강화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세계 외교·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아베 정권의 향후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베 총리가 극우적 색채가 짙고, 경제 성장을 위한 개혁 의지도 강하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는 21일(현지시간) “아베 총리는 ‘일본은 한국과 중국을 침략한 적이 없다’는 수정주의적 역사관을 가졌다”며 “일본 야당도 그가 역사 교육 변화와 자위대 권한 강화 등 우경화 행보를 보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한 도쿄 호세이대의 시라토리 히로시 정치학과 교수는 “아베 총리는 대단히 독선적이고 국수주의적인 정치인”이라며 “이번 참의원 선거는 그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도록 더 큰 자유를 안겨준 셈”이라고 지적했다.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싸고 영유권 분쟁 중인 중국은 참의원 선거 결과를 보도하면서 아베 총리에 대해 강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22일 “아베 총리는 이번 선거의 승리를 기회로 국민투표를 통해 평화헌법 개정에 나서려 할 것”이라며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잃고 있다”고 평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아베노믹스(아베 정권의 경기부양책)는 앞으로 3~6개월이 고비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노무라증권은 보고서에서 “아베노믹스의 성공 여부는 아베 정권이 이제 여섯 달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아베 정권이 지금까지 내놓은 구조개편 계획을 잘 실천하고 올가을 이후 성장전략 2탄도 발표한다면 디플레이션 탈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보타 마사유키 다이와SB투자 선임 펀드매니저는 21일 월스트리트저널과 한 인터뷰에서 “아베노믹스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참의원 선거 이전에 시장에 모두 반영됐다”며 “어떤 것이 진짜 실천되는 내용이고 어느 것이 빈말인지 가려내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